[성명서] [전국교수연구자연대]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며 사학구조개선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한다!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며
사학구조개선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한다!
이재명 정부는 광장의 절대적 민의를 받들어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을 진압하며 힘겹게 탄생했다. 국민주권정부이어야 하는 당위는 거기에 있다. 새 정부는 촛불대항쟁이 세운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반복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그만큼 새 정부를 둘러싼 국내외의 객관적 여건은 엄중하며,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 새로운 나라 건설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정책은 아직 전반적인 청사진이 잡혀 있지 않으며, 이는 교육 분야의 대선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이라기보다는 원칙의 천명에 머문 것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 내란 진압과 권력기관 개혁 등 화급한 과제가 많은 탓도 있지만, 새 정부가 교육개혁의 절실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우려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철저한 정책검증과 연구윤리 및 교육관 검증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의 교육부장관 지명 소식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이진숙 지명자가 지난 정부가 추진했던 고등교육 정책의 실패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교육부장관의 자질에 한참 미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언론이 보도한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반대나 연구부정 의혹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차치하고라도, 그는 자신의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가까운 인사로 활동해 온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또 그는 지난 정부가 사실상 국립대학의 통‧폐합 수단으로 활용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따내기 위해 충남대와 인근의 국립대학인 한밭대의 통합을 학생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실패했다. 이런 인물이 거점국립대를 집중·육성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제안자로 둔갑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이진숙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매우 부족함을 보여준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실용주의’를 명분으로 그가 새 정부의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되려면 적어도 고등교육 혁신과 관련된 두 가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자기입장을 밝혀야 한다. 첫째, 그가 추진한 충남대-한밭대 통합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함께, 지역거점국립대만의 집중 투자를 통한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니라 거점국립대와 지역국립대, 건전 사립대 등 지역대학들의 상생적 협력을 통해 고등교육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 대학들의 다중심적 발전을 어떻게 이끌지 그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 둘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약 3조원의 예산과 대학 균형발전 및 지역대학의 공공적 구조전환을 위한 예산, 즉 독립적 고등교육재정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유초중등교육에 대한 경험과 식견이 태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 장관 후보자가 고등교육 혁신에 대한 비전마저도 갖추지 못하여 대한민국의 교육 수장이 될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이에 우리는 고등교육 및 유, 초, 중등교육에 대한 이진숙 후보자의 정책 검증은 물론이고, 연구윤리 및 교육관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이루어질 것을 요구한다.
2. 부실사학 배불리는 사립대 구조 개악 법률안은 철저히 보완되어야 한다.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와 더불어 우리는 지난 7월 2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한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사학구조개선법안’)에 대한 반대를 재차 천명한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이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도록 당론을 바꿔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이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이재명 대통령은 법률안의 보완을 요구하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역대 국회에서 거듭 발의되었던 이 법안은 비리사학의 ‘먹튀 가능성’ 등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교육위 통과가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 그러나 제22대 국회에 들어와 민주당이 먼저 다시 발의하여 올 초인 2025년 2월 20일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합의까지 마쳤지만, 내란세력과의 타협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잠시 보류했다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통과시켰다.
우리는 민주당 교육위원들의 기회주의적인 행태에 분노하며, 특히 김영호 교육위원장과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간사에게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 우리는 지난 1월의 국회 교육위 공청회에서 우리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진술했으며, 국민의힘이 전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민주당 다수와 조국혁신당 교육위원들 또한 하나같이 이 법률안의 문제를 인정하며 지난 정부 교육부의 정책을 질타한 바 있다.
이 법률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통과하면 교육부장관이 관장하는 사학구조개선심의위원회가 부실사학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된다. 나아가 사학구조개선법안은 정작 부실사학의 신속한 퇴출을 추진할 실효적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이 법에 따라 사학구조개선위원회가 부실사학에 대해 폐교명령을 하더라도 정말 없어져야 할 부실사학은 ‘좀비대학’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설령 부실사학이 매각되더라도 밀린 교직원 임금과 부채, 세금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결국 정작 폐교를 해야 할 대학들은 폐교되지 못하고, 오히려 생존이 가능하고 노른자위 건물과 토지를 가진 사학들이 해산정리금을 노리고 ‘먹튀 폐교’를 시도하는 엉뚱한 상황이 예견된다.
더구나 교육위를 최종 통과한 법률안의 19조 3항은 “해산정리금은 잔여재산 귀속분의 15%와 「사립학교법」 제31조에 따른 결산상 설립자기본금의 최솟값을 한도로 하며 구체적인 지급 기준과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지만, 비리에 물든 일부 사학들이 이 정도의 해산정리금에 만족할지도 불투명하며, 사학법인마다 천차만별인 재산 상태를 감안할 때 경우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공공적 자산이 설립자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인들에게 거저 넘어갈 가능성이 열린다.
부실기업의 파산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경우에는 공적 기금을 투입하여 신속한 부실기업 정리와 회생 절차를 밟는다. 마찬가지로 지금 벼랑 끝에 선 부실대학들도 공적 기금 투입을 통해 폐교든 인근 대학과의 통‧폐합이든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일단 시범사업 차원에서 신속한 부실 사학 청산지원을 위해 200~300억원 수준의 공적 기금을 마련하고, 부실사학의 공공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국가전담기관을 지정해 이를 추진한다면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입법적 보완을 위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한다.
3.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교육혁신이 필요하다.
부실 사학 청산이라는 입법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고 실효성도 기대할 수 없는 사학구조개선법안이 지역의 사학 재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부패의 카르텔을 강화하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나아가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교육혁신에 걸맞는 인물이 교육수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새 정부가 각성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고등교육정책의 현안과 혁신방안을 철저히 검토함으로써, 국민이 내란을 진압하고 탄생시킨 정권답게 교육혁신의 새로운 정책 방향을 찾아나갈 것을 진심으로 촉구한다.
2025년 7월 7일
사회대개혁과 제7공화국, 고등교육혁신을 위한 전국교수연구자연대
(공공적고등교육정책을요구하는전국교수연대회의, 민주평등사회를요구하는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2.0],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학원생노동조합, 지식공유연구자의집, 학술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