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30일차] 침탈위협 속에 옥쇄 농성을 결의하며

일반
작성자
현자비정규직노조
작성일
2004-09-30 01:00
조회
2185

[단식30일차] 침탈위협 속에 옥쇄 농성을 결의하며






▣ 9월29일(수), 안기호 위원장 단식 30일차!



노동조합을 결성하였다는 이유로 3차례의 해고와 2차례의 수배로 아직까지 울산 동부경찰서가 눈을 부릅뜨고 체포영장 집행을 호시탐탐 노리는 극한상황에서 벌이고 있는 30일이 넘는 단식농성!



안기호 위원장의 건강상태는 눈에띄게 나빠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걸음이 무겁고 말을 하는 것 자체를 힘겨워할 뿐 아니라 발음도 대단히 부정확한 상태이며, 오늘부터는 눈에 초점마저 잃어가기 시작했다.



추석휴가를 반납하고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동지들의 철야농성은 오늘로써 어느새 66일차를 맞이하고 있다. 차별받을대로 차별받고 잃을 것 하나 없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민족 최대의 명절을 단란하게 보내겠다는 꿈조차 욕심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뿐 아니라 전국의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가 마찬가지이리라.





▣ 끊임없이 이어지는 농성장 침탈위협!



이틀간 경비대에 의해 가로막혀 출입이 좌절되었던 가족들이 오늘은 현자노조 서동식 조직강화팀장의 인솔 하에 잠깐동안이나마 출입이 허락되었다. 함께 농성하고 있는 동지들도 안타까워서 죽을 지경인데, 하루하루 자신의 생명을 불사르고 있는 안기호 동지를 쳐다보는 가족의 심정은 오죽할까!



게다가 서동식 팀장 님은 회사와 경찰 측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오늘 중으로 치고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죽음을 각오한 동지들에게 정권과 자본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해고와 쇠창살, 몽둥이찜질 뿐이란 말인가!





▣ 농성장 전원 비상태세! 옥쇄농성 결의!



그래, 여기까지 밀려왔는데 우리가 더 밀릴데가 어디에 있는가! 군홧발에 쫓겨날지언정 결단코 우리 발로 걸어서 나가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일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비정규직노조를 죽여없애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노조말살용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청와대와 노동부조차 안기호 위원장을 비롯한 현재의 정리해고자 전원에 대해 “불법파견”으로 인정한 상황이다. 노동부는 현대자동차 측에 “해당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상태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는 이유는 오직 하나, 눈엣가시같은 비정규직노조를 말살하겠다는 것 뿐이다.



사측이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스스로 아무런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의 합리적 명분이라도 제시하지 않겠는가! 무조건 막무가내식 막가파식 밀어붙이기는, 그만큼 회사 측이 자신없고 명분 면에서 꿇린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오늘 우리들은 5공장 농성장에서 옥쇄할 것을 결의하였다. 농성단 전원이 밤을 새우며 소중한 우리의 일터, 우리의 농성장을 사수할 것이다! 죽어도 이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 죽어도 이 자리에서 죽는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연대투쟁으로, 전국의 비정규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를 승리로 이끌어내자!



오늘 저녁에 1공장 비정규직 담당 대의원인 최재윤 동지를 비롯해 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지방문이 이어졌습니다. 침탈 위협이 계속되자 함께 투쟁을 결의하기 위해 와주신 동지들의 얼굴 속에서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진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농성장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자 추석휴가를 보내고 일찍 돌아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도 하나둘씩 농성장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만이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우리 노동자들은 1년여 간의 경험으로 체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민주노조라는 소중한 조직을 지켜가고 있는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정리해고자들의 투쟁은 단순히 현대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님을 동지들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800만 비정규직 전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자동차 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세와 자존심을 꺾기 위해 온갖 탄압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만약 이번 투쟁을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으로 승리한다면, 하반기 노동법 개악안 저지투쟁과 불법파견 근절투쟁에서 우리는 중요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입니다!



노조말살과 정리해고를 철회시킨다면, 이 소식은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우리도 뭉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고, 그 동력이 바로 하반기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의 핵심적인 힘이 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정리해고자들은 이 싸움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힘에 부쳐 군홧발에 찢겨 무너질지언정, 스스로 가진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는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을 지금까지 일궈왔던 소중한 연대정신의 촛불을 밝혀봅시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의 갈길을 비춰주는 나침반이 되어 함께 노동해방, 승리의 길로 나아갑시다!






정리해고 철회하고 고용을 보장하라!

불법파견 정규직화 즉각 실시하라!

정리해고 노조말살 투쟁으로 분쇄하자!

1,400만 노동자 단결투쟁, 비정규직 철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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