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담화문

일반
작성자
사무금융
작성일
2004-09-23 15:00
조회
2132
담 화 문

- 연맹 사무실 점거농성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



지난 금요일에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점거농성 중단과 연맹 사무실 정상화에 관한 결의가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작금의 연맹 사무실 점거농성이라는 사태에 대한 저의 소회와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이유

사무처의 간부는 일정한 규율 속에 움직여야 합니다. 연맹 위원장은 연맹이 조합원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사무처의 간부들을 일정하게 규율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맹위원장의 명을 받은 사무처장이나 실장이 해당부서의 간부에게 행한 업무지시에 대해 ‘나는 그런 것을 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거부하는 상황, 그리고 그것을 당당하게 서면으로까지 밝히는 상황, 잦은 지각에 대해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하면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사유서를 제출한다’는 식의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연맹이 힘 있게 사업을 집행하고, 역동적으로 활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연맹이 진정으로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징계위원회의 소집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취임한지 1년 6개월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무슨 징계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으나, 함께 하기 위해 1년 6개월을 참아왔으나 더 이상 덮어둔다면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징계위원회 자체를 무력으로 봉쇄하기 위해 오신 가맹조직 동지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저는 그분들께 “자존심도 없느냐”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연맹위원장의 뜻을 꺾고 사무처 채용간부들을 옹호하는 자세가 옳은지 그른지의 여부를 떠나, 설사 이렇게 해서 연맹위원장의 뜻을 꺾는다 했을 때 이후 연맹위원장이 어떻게 사무처 채용간부들을 규율하여 일정한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를 반문한 것입니다.



징계양형에 대하여

연맹 사무실이 점거되던 그날 저는 몇몇 뜻있는 분들이 점거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실 때, 농성을 풀고 대상자가 반성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면 경징계 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전달했습니다. 점거농성으로 징계위원회 자체가 무산되면 향후 사무처 채용간부들을 규율할 수 있는 아무런 힘도 방법도 없어지기 때문에, 이것은 연맹을 위해 제가 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징계양형이 정해지기 이전이었던 당시의 그 제안은 징계대상자들과 농성에 주도적으로 참가했던 분들에 의해 거부되었습니다. 무조건 징계위원회를 철회해야한다는 것이 그분들의 거부 이유였습니다.

채용간부가 연맹에서 오랜 기간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히 자신과 친한 조직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긍정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위세가 되어서 연맹 내부의 규율을 무시하는 지경으로까지 간다면 그것은 조직에 심대한 위해를 끼치게 됩니다. 사실 이번 사건에 보다 중차대한 위험성이 있다면 오랜 기간 연맹에서 활동해온 채용간부들이 자기를 좋아하는 조직의 위세에 기대어 조직을 심각한 분열로 몰고 간 사건이라는 데 있습니다. 징계자들이 가맹조직에 서명지를 돌린 행위는 그들이 얼마나 왜곡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부추기고 동조하신 분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 연맹의 규약과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연맹 부위원장과 가맹조직의 간부들이 연맹 사무실 점거라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그럼으로써 연맹 위원장 아니 연맹 전체의 위상을 흔들지 않았더라면 채용간부들이 감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앙집행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음으로써 그분들은 연맹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해결할 수 있는 장 역시 포기했습니다. 저는 재심을 청구해 달라는 입장을 간곡하게 전달했으나 이 역시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이 질곡에서 벗어나 연맹과 자신을 구할 마지막 길마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중앙집행위원의 교체에 대하여

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저와 함께 연맹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중앙집행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 저는 선거의 상대 후보였던 분, 선거유세과정에 저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분들도 선뜻 선임했습니다. 이 결정을 하면서 저는 노동운동의 대의는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라는 평소의 신념에 따랐고 그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선임한 중앙집행위원 일부가 이번 연맹 사무실 점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연맹위원장이 징계위원회를 열 것이라는 사실에 항의하면서 연맹 사무실을 점거하는 분들에게, 적어도 8만 조합원을 이끄는 연맹의 지도부를 구성하는 중앙집행위원으로서의 자격은 없다는 것이 연맹의 대표인 연맹위원장으로서 제가 내린 결론이었고 그래서 중앙집행위원을 규약에 따라 면한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이번 중앙집행위원 임면을 놓고 일각에서 조직의 규모가 작아서 무시하는 것이냐는 이야기도 하고, 어떤 분은 임기 얼마 안 남은 사람의 명예를 추락시켰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연맹의 규약은 업종본부장을 당연직 중앙집행위원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업종별 안배를 이미 하고 있고, 조직의 규모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입니다. 더욱이 연맹의 중앙집행위원은 명예직이 아닙니다. 그 자리는 규약을 성실히 지키면서 자기 업종을 넘어 조합원 전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책임성이 누구보다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채용간부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 것이라는 사실을 이유로 연맹 사무실을 점거하는 데 주도적으로 활동하신 분들에게 중앙집행위원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의

지난 금요일(9월 17일) 오전 10시에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연맹을 점거농성중인 가맹조직 및 조합원은 연맹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9월 17일 18:00 이전까지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연맹 사무실을 정상화하기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한다.”는 결의를 하였습니다. 수정동의안으로 함께 상정된 “징계를 철회하고 연맹위원장은 공개사과한다.”는 안과 원안을 두고 1시간 이상 찬반토론이 있었고 표결 결과 수정동의안은 찬성표가 없어서 부결되고 원안인 위 내용대로 결의가 된 것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십 명의 가맹조직 간부들이 방청한 가운데 시종 열띤 토론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1시간여에 걸친 찬반토론이 끝난 후 표결을 선언하자 의장의 회의 진행과 무관하게 방청객 가운데 고성이 이어졌고, 의사봉을 빼앗아 던지는 등의 행위가 연출되었으나 끝까지 자리를 지킨 34명의 중앙집행위원 가운데 20명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소란해져 산회를 선포하자 욕설이 난무하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폭력사태가 벌어졌고, 서사노를 비롯해 소란에 동조한 조직은 오히려 이런 소란함을 이유로 중집회의가 ‘파행’이었다고 호도하고 있으나 이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날 회의는 많은 방청 조합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느 회의보다 충분한 찬반토론과 표결을 통해 정상적으로 진행된 회의였습니다.



결론에 대신하여

점거농성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연맹 사무실은 몇몇 연맹 부위원장이나 소수 가맹조직이 무시로 점거해도 좋은 그런 공간이 아닙니다. 8만 조합원을 위해서 호흡하고 움직여야하는, 한시도 중단되어서는 안되는 사업의 주된 공간입니다. 이런 공간을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이유만으로 점거하는 반조직적 행위에 대해 중앙집행위원회는 정상화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조직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조직적 결의에 대해 복종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최대한 포용하되 원칙은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동지들께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스스로 점거농성을 풀고 사과, 반성과 재발방지를 약속하십시오. 진심에 대해 저를 비롯한 우리 조직은 얼마든지 관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맹의 규율과 조직적 결의가 깡그리 무시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연맹위원장에게 부여된 책무와 권한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연맹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연맹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시는 많은 동지들께는 죄송함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 내에 연맹 사무실을 정상화하고 하반기 사업을 힘차게 전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4. 9. 21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 원 장 곽 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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