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일반
작성자
도덕불감증
작성일
2004-08-30 11:00
조회
1998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해킹에 대비한 훈련을 한다며 ‘부정부패 공직자 명단 통보’란 위장 전자우편을 참여연대 이름으로 국가·공공기관에 보내, 참여연대에 문의전화가 폭주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고 한다. 파장이 커지자 참여연대가 누구의 짓인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국정원이 뒤늦게 “훈련용으로 위장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털어놓았다.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가 을지연습 기간 중 해킹으로 인한 전산망 마비와 중요자료 유출 등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모의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이 전자우편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이 일은 단순한 소동이 아니다.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는 국정원의 안하무인적 행태와 ‘도덕 불감증’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며 나라 안팎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국정원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인가, 실망이 앞선다. 유수한 시민단체 이름을 제멋대로 도용하는 모습에서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각종 ‘공작’을 자행하던 음습한 냄새가 난다. 공무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정부패 공직자 명단’이란 첨부파일을 붙여 각 기관에 통보하면서 참여연대 이름을 쓴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공작수법이 아니고 무엇인가. 보안의식 점검이란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서 예전 이 기관의 인권유린 전력을 떠올리게 된다.



말썽이 나자 국정원은 사전 동의 없이 참여연대 이름을 임의로 사용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으나 이 정도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먼저 이번 일이 해명한 대로 단순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인지,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한 유수한 시민단체의 공신력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내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정보기관이 이런 소동까지 빚는 것은 정말로 한심하고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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