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추진보다 정권 안위만 생각하는 노무현

일반
작성자
봄나그네
작성일
2004-07-29 23:00
조회
2302
오늘, 조영길,강금실 장관의 교체를 보면서 무엇이 진실일까?



그것은 참여 정부가 개혁보다는 노련한 관료조직에 기대어 정권의 안위만 도모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졌다는 의미이다.



그 동안, 윤영관 외교장관, 조영길 국방장관, 강금실 법무장관 모두가 외교 관료나 육사 출신이나 법무,검찰 관료 출신이 아니다. 그분들은 부처의 밖에서 바라보아 왔기 때문에 정부 부서의 문제점과 개혁 지향점을 국민과 더불어 직시할 수 있었던 분들이다.



그러나 부서 내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관료들과 사사건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제대로 휘어잡지도 못했다. 게다가 사사건건 야당과 막강한 보수 언론이 장관의 직무 수행을 흔들어댔다. 그러니 개혁적인 장관들은 관료 조직과 부대낄 수밖에 없고 이런 불협화음은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러할 때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은 대통령이 힘들더라도 개혁 전도사 장관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하나둘씩 참여 정부 초기 임명한 장관들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관료 출신으로 앉혔다. 반기문 장관도 외교 관료 출신이고, 윤광웅 장관은 육사가 아니라 신선하긴 하지만, 조영길 장관보다는 더 주류에 가까운 국방부 출신 인물이다. 김승규 신임법무 장관은 평생을 검찰과 법무부 안에서 살아온 인간이다. 그런 분이 어떻게 검찰과 법무부의 문제점과 국민들의 원성을 알 것인가?



물론 관료 출신 장관들이 부서를 잘 장악할 것이다. 대통령을 피곤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예전부터 상관으로 모시던 분이 장관으로 와서 직원들의 기분을 적당히 맞춰 주니 관료들이 잘 따르는 건 당연지사다. 적당히 대통령 비위도 맞추고 직원들 비위도 맞추며... 장관 행세 하면 그만이다.



왜 노무현 정부가 이 지경까지 왔는가? 집권 초기 소수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재야의 젊은 인재를 등용하여 이 나라를 바꾸겠다던 그 패기는 어디 갔는가? 야당의 색깔론 공세가 무서워서 의문사위롤 국회에 갖다놓겠다고 할 만큼 왜 그렇게 기가 죽었는가?



나는 노무현 정부가 개혁이나 시대 양심이니 하는 고상한 명제를 내팽개치고 그저 앞으로 3년간의 정권 안위만 생각할 만큼 취약해진 데에는 대략 3가지 요인이 있지 않나 한다.



1.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담이다.



이라크 파병은 불가피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지층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이라크 파병이 참여 정부의 지지층의 붕괴를 초래하여 정권 안보를 위협한다고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이 점이 개혁보다는 조직 장악을 선호하고, 보수 계층과의 관계를 더 고려하게 되는 원인이 아닌가 한다.



2. 행정 수도 이전에 대한 절대절명의 부담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은 행정 수도 이전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행정수도 이전 정책이 대선과 총선에 큰 덕을 보아 크게 빚을 졌다는 심리가 작용해서인지 이 정책의 성공 여부에 정부의 명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행정 수도 이전에 몰입하다보니, 다른 개혁 과제는 안중에도 없는 느낌이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좋으나 명운을 느끼거나 명운을 걸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그것 하나가 이 시대 개혁 과제의 전부도 아니고, 절대절명의 과제도 아니다. 그저 중요한 개혁 과제의 하나로 접근하는 여유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수도 이전 문제 때문에 다른 개혁 과제를 포기하거나 적당히 넘어 가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3. 30%대의 대통령 지지율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참여 정부가 개혁의 가시적인 성과를 못 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저조한 지지율이 정권 안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여 개혁을 과감히 추진하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참여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실패하더라도 노력하는 자에게 하늘이 돕는다는 의미를 되새겨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돌아섰던 국민들도 다시 돌아와 기대를 할 것이다. 개혁 실패는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개인이나 정부나 실패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참여 정부가 실패가 두려워 개혁을 시작도 안 해 보고 포기하는 것이 진짜로 두려운 일이다.


* 교수노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8-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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