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선거에서 김혜련을 지지한 3천5백 당원들에게 드리는 글.

일반
작성자
김혜련
작성일
2004-07-15 01:00
조회
2598
최고위원 선거에서 김혜련을 지지한 3천5백 당원들에게





서울시당 후보 김인식•김어진을 지지하며



노동조합만 있어도 노동자들이 해방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노동조합 운동에

뛰어들었던 저는 정말 쓰디쓴 잔을 맛보았습니다. 그 이후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진보정치 운동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1989년 말 민중정당 건설을 위한 노동자 추진위원회에서부터 지금의 민주노동당

활동에 이르기까지 긴 여정을 걸어 왔습니다.

노동조합을 잃어버린 아픔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10년 전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운동 내부에 몰아닥쳤던 정치적 혼란이었습니다. 1994년 당시는

민중정치연합이 진보정당 추진위와 통합을 논의하던 시기였습니다.



노동자 해방이라는 원칙이 이제는 쓸데없는 것이라며 내던져버리자는 주장이

떠도는 시절이었지요. 저는 비록 이론적으로 무장돼 있지는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경험주의에 경도돼 있던 때였습니다.



이론적 기반이 없었다 할지라도 노동자 해방을 위한 혁명적 원칙을 버리자는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반대를 위한 운동은 너무나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닥친 과제는 노동자 운동의 방향을 둘러싼

투쟁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니야!”에서 시작된 저의 투쟁은 날이 가면 갈수록 많은 지도의

책임을 떠맡게 됐습니다. 지도의 책임을 느끼며 두 주목을 불끈 쥐고 의지를

불태워보지만 제 주먹은 모래를 쥔 듯 슬슬 모래들이 빠져나가고 빈 주먹만 남아

있었습니다.



잠도 잘 수 없었고 글 쓰는 것도 너무 힘들어 매일 소주을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아 보지만 눈물만 나오고 글은 잘 쓰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땅의

노동자들이 나아갈 길에 대한 저 나름의 주장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노총이 건설되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자, 서민의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건설되었기에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저는 맨바닥에서 지구당을 건설하는 데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2004년에 민주노동당이 보수의 벽을 넘어 사회 세력으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저의 노력에 대한 보답을 조금 받았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민주노동당에게 수많은 과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997년 IMF 광풍으로 몰아쳐 오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이미 4천만 민중

가운데 1천만 명을 최저빈곤층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어느 보고서에 의하면 그들이

빈곤층에서 탈피할 확률은 6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주변의 노동자들과 이야기해

보면 이 가능성도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혁’을 이야기하던 노무현 정부는 이제 그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선일 씨의 피납과 살해, 그 살인을 방조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투쟁을 누가 이끌어야 합니까?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한국 정부의 파병 문제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투쟁했던 사람으로서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이 보인 모습에

아쉬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납 사실이 알려진 시점부터 7월 10일 파병반대 집회까지 민주노동당이

발빠른 대응과 활동을 보여 줌으로써 파병반대 운동의 주요한 세력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투쟁에는 항상 앞으로의 진로를 둘러싼 토론과 논쟁 그리고

운동을 조직하는 일이 뒤따릅니다.



노무현 정부 퇴진 구호가 나오는 지금의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발전을 위해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파병 반대 운동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동지들의

지지를 받아 너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지금 서울시당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많은 동지들이 있습니다. 그 동지들 모두

투쟁 전선에서 열심히 활동해 온 동지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당원 동지들에게 지난 최고위원 선거o에서 저한테 정치적 지지표를

던져주셨듯이 저와 함께 일관된 주장과 실천을 해 왔던 김인식•김어진

동지들에게도 똑같은 정치적 지지를 보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과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는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주류 정치에서 진보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정치적 지지였습니다. 그 결과 10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이번 서울시당 지도부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내에 진정한 급진 좌파가 존재함을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정치 경향을 표현하고 있는 서울시당

위원장 기호3번 김인식 후보와 부위원장 여성명부 기호1번 김어진 동지의 주장과

실천을 꼼꼼하게 살펴보시고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김인식 후보와 김어진 후보에 대한 지지는 대중 운동 속의 민주노동당을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중랑갑지구당 위원장 김혜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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