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 오영재 님

일반
작성자
전 진
작성일
2004-06-15 19:00
조회
2664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만나니 눈물입니다



다섯 번이나 강산을 갈아엎은



50년 기나긴 세월이 나에게 묻습니다



너에게도 정녕 혈육이 있었던가





아, 혈육입니다



다같이 한 어머니의 몸에서 태여난



혈육입니다



뒷동산 동백나무 우에 올라



밀짚대로 꽃속 위 꿀을 함께 빨아먹던



추억 속에 떠오르는 어린 날의 그 얼굴을



눈오는 겨울밤



한이불 밑에서 서로 껴안고



푸른 하늘 은하수를 부르던



혈육입니다





이렇게 만났으니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평양에서 서울에서 한 시간도 못되게



그렇게도 쉽게 온 길을



어찌하여 50년 동안이나



찾으며 부르며 가슴을 말리우며 헤매였습니까





우리가 우리지 남은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 힘으로 우리 손으로 통일합시다



그 누가 이날까지



우리의 기나긴 아픔을 알아주었습니까



누가 우리에게 통일을 선사했습니까



누가 우리의 통일을 바라기나 했습니까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형제들이여 동포들이여



영원히 리별이라는 것을 모르고



7천만이 다함께 모여 살 집을 지읍시다



우리의 집을 지읍시다





이 밤이 가고



또 한밤이 또 한밤이 가면



우리는 돌아갑니다



그러나 헤여질 때



형제들이여 울지 맙시다



다시는 살아서 못 보는



그런 영원한 리별이 아닙니다





서로가 편지하고



서로가 전화하고



서로가 자유로이 오고 갈



통일을 한시 바삐 앞당깁시다





더 늙기 전, 더 늙기 전에



우리가 어린날의 그때처럼



한지붕 밑에서 리별없이 살아봅시다



우리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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