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정규직 교수가 비정규교수 문제를 해결 하는 날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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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정규교수
작성일
2004-05-03 18:00
조회
4621

정규직이 나서면 '비정규직' 해결된다

[기획취재] 금호타이어 노사, 비정규직 282명 정규직화 합의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이국언(road819) 기자







(노동계의 여러 현안 가운데 가장 첫머리에 오를만한 사안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꼽는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고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정규직의 30%에 불과한 보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노동계 만이 아니라 정부, 기업, 재계 등이 나서서 지혜를 모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



이런 와중에 금호타이어에서 비정규직 28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해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서 문제해결을 이끌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금호타이어에서의 사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견인하는 하나의 모델이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금호타이어의 비정규직 해결 방식에 노동계, 경영계 안 팎 모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9일 노동청의 불법파견 시정조치 대상자 282명을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합의서에 정식 조인했다. 지금까지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 문제는 늘 거론돼 왔었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의 정규직화가 이뤄진 것은 첫 사례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시정대상자 총 282명중 정규직 직무로 변경된 128명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또 나머지 154명에 대해서는 2005년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근로조건, 구체적 시기와 방법은 2004년 임·단협에서 논의키로 했다. 아울러 노동청의 추가 시정지시 대상자에 대해서도 동일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정규직, 860여만원 투쟁기금 모아 전달하기도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정규직 노조가 처음부터 비정규직의 문제에 개입하며 투쟁을 주도해 왔다는 점. 그동안 대부분의 비정규직 투쟁은 정작 정규직과의 이해관계로 노-노 갈등에 봉착하곤 했다. 2001년 광주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대표적 사례. 정규직과의 격렬한 마찰로 결국 구속과 대량해고라는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금호타이어 구내식당 앞에서 중식집회를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원들. 노조원들은 이날 협상안 일부 타결과 관련해 3월초부터 가져온 중식집회를 잠정중단하기로 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정규직이 이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비정규직 자체문제로 그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배현수 노조위원장은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의 사례를 들었다. 배 위원장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3년여 전 구조조정으로 정규직을 대거 비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곧바로 우리 사업장의 문제로 닥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노조는 2001년 캐리어 사내하청투쟁과 2002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비정규직 투쟁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것. 노조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추진해 왔다.



정규직 노조는 먼저 비정규직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면접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하청 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전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상대로 주체를 발굴해 교육해 왔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교양시간을 마련 꾸준히 비정규직 투쟁의 당위성을 설명해 왔다.



정규직 노조의 확연한 의지는, 지난해 11월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비정규직의 사업을 위해 1천여 만원의 예산을 직접 승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사무실 공간을 일부 내주는 것부터 매주 선전전을 공동으로 펼치는 것까지 정규직 노조의 연대는 처음부터 확고했다. 투쟁이 본격화되면서 곡성공장의 경우 정규직을 상대로 860여만의 투쟁기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대화통한 해결, 경영진의 의지도 한 몫



대화를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보려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전향적 의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실 노동청 시정지시 대상자 전원을 정규직화 해야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사업장의 경우 전환배치나, 도급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해 상황을 무마해 왔기 때문이다. 대량해고와 이로 인한 마찰이 불가피할지라도 정규직은 최대한 제한해온 것이 관례였다.







▲ 금호타이어는 불법파견으로 발생된 비정규직 문제를 대화를 통해 노사 상생의 길로 가닥을 잡았다. 정규직 노조가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투쟁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로 기록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노조측 한 관계자는 "끝까지 합리적으로 대화하려고 한 사업주의 태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마찰로 인한 파업의 손실보다는, 직접 고용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 살린 것 아니냐"며 "공격적인 선택도 없지 않았을 텐데,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노사협력담당 상무는 "제조업의 핵심은 부가가치인데, 그것은 정규직의 생산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갈등으로 인한 공정차질보다는 조기수습을 원했던 것. 아울러 "도급업무는 대부분 지원업무가 많다"며 "제일 큰 부담은 인건비가 아니라, 이들의 정규직 고용으로 노동유연성이 줄어든 것"이라고 결정이 간단치 않았음을 비췄다.



이 상무는 "'열린 경영'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왕 하려면 법에 충실하자는 것"이라며 "노조가 정규직을 요구해 올 때는 그만큼의 책임감도 얘기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회사는 그런 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제(43)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부위원장은 "캐리어와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노 갈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금호타이어 일을 계기로 갈등 없이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구호 수준을 넘어, 실천을 통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같은 사례 더 만들어 낼 수 있어"

[인터뷰] 윤철희 금호타이어 노조 기획실장





- 불법 파견을 인정(282명)한 노동청의 판정이 주효한 것 같은데.

"시정지시가 큰 계기이긴 했지만 만족하지는 못한다. 잣대가 틀렸다. 현행 파견법에는 파견근로자를 제조업의 생산라인에 직접 투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노동청은 '작업지시를 어디로부터 받는가', '정규직과 혼재돼 일하는가' 하는 것만을 기준으로 했다. 사실 564명 대부분의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직접적 생산라인에 투입돼 일해 온 사람들이다. 생색내기에 불과한 숫자다."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노동청은 위장 도급업체인가 아닌가를 조사한 것이 아니라 불법 파견 여부만을 조사했다. 전반적인 부분에서 근로 감독해 할 노동청이 명백한 위장 도급업체를 놔두고 법을 위반했는가 아닌가만 조사한 것이다. 위장도급이기 때문에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 'SK인사이트코리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었다."



- 위장 도급업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20여개 파견업체 중 3∼4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에서 과장이나 부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사람들이 사장이었다. 2∼3년 주기로 사장이 바뀐다. 회사는 공공연히 '사회적응 기간'이라고 말한다. 명퇴자가 없을 때는 5년여씩 사장을 하다가 IMF이후 명퇴자가 늘면서 2∼3년 주기로 그 기간이 짧아졌다. 그것도 소위 끗발 있는 명퇴자들만 사장을 맡아왔다"



- 사실상 도급업체를 회사에서 관리해 왔다는 것인가.

"그렇다. 회사는 교섭장에서 앞으로 도급사를 대폭 통폐합 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스스로 관리해 왔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것 아닌가."



- 이번 정규직화 투쟁이 특별히 의미가 있다면.

"파견 업종 허용범위를 전 업종으로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저지하는데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불법에 가깝게 파견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일자리까지 정규직화 시켰다는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처음부터 정규직이 결합하면 같은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이국언 기자











"정규직 연대가 가장 큰 힘"

[인터뷰] 김원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 부위원장













- 의외로 큰 마찰 없이 정규직 성과를 안았다.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규직이 연대한 것이 가장 크다. 이것 때문에 다른 사업장과 달리 단 한 명의 해고나 징계 없이 성과를 안을 수 있었다. 설령 회사의 대응이 있었더라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 비정규직 투쟁은 좀처럼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달리 신경을 써 온 것이 있다면.

"노조를 결성하기 전 몇 개월 동안, 불법파견을 인정받기 위한 준비를 차분하게 거쳐왔다. 노조 결성과 동시에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해 불법 사실을 빨리 확인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사안을 빠른 시간 내에 이슈화시킬 수 있고 또 여론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조직력을 훼손하지 않고도 투쟁을 이끌어 올 수 있었다"



- 정규직 조합원들의 이해를 얻기가 쉽지 않는 문제로 여겨져 왔는데.

"처음부터 같이 했기 때문에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선전전을 펼치면 이렇다 저렇다 반응이 없어 무관심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겉으로 표현이 안됐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 봐 온 것 같다"



- 가장 큰 의미를 찾는다면.

"단순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뿐 아니라 그동안 비정규직이 일해오던 128개 공정과 직무를 정규직무로 전환시켜 냈다는 것이다. 정규직이 되고 난 그 자리를 다시 다른 비정규직이 채우는 소지를 없앤 것이다. 정규직의 자리를 늘렸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용을 안정시킨 결과가 됐다." / 이국언 기자











2004/05/03 오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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