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고]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 울려퍼진 "비정규직 철폐"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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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작성일
2004-07-29 16:00
조회
2430

<7월28일 해고자원직복직! 노동탄압분쇄! 현대자본 규탄대회 보고>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뙤약볕 속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울산공장의 해고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 모였다. 노동조합을 결성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웠다는 이유로, 그리고 더이상 쓸모없어졌으니 소모품처럼 버려져야 한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실질 사용주인 (주)현대자동차에 복직과 고용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특히 아산의 해고자들은 오늘로써 집단단식 15일차라는 극한투쟁을 전개하는 와중에도 상경투쟁에 동참하였다. 살인적인 더위 속에 탈진과 극심한 탈수현상을 오로지 복직에 대한 의지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해고자들이다. 그러나 (주)현대자동차는 어차피 소모품에 불과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단식을 하든 말든, 쓰러지든 말든, 죽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라는 태도다.






<일류기업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탄압도 일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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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기업의 탈을 쓴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무려 정규직의 절반이 넘을 정도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 차별적인 대우, 비인간적인 존재는 이미 크나큰 사회문제가 되었고, 일류기업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문제에서 주범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것도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을 버젓이 합법의 껍질로 은폐한 채 노동자의 고혈을 쥐어짜고 있다.



본사 건물 밖으로 보이는 <국가고객만족도 4년 연속1위>라는 현수막이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의 더 큰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그래, 이토록 많은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쫓아내고 착취하고 탄압하는 너희들이 고객을 만족시켰다고? 노동자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아낸 댓가로 수조원대의 이윤을 뽑아내는 너희들이?






<단식 15일차에도 힘차게 투쟁하고 있는 홍영교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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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시작되고 대회사를 위해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 홍영교 지회장이 호명되자 집회장은 숙연해졌다. 단식 보름을 맞이하며 어느새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린 전국비정규연대회의 홍영교 의장이, 마지막 힘을 모두 짜내가며 쩌렁쩌렁하게 대회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몸에 남아있는 지방을 거의 모조리 태워버린 아산 해고자들의 모습은, 이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죽음을 각오했다 원직복직 쟁취하자!"






<연대투쟁을 위해 힘차게 달려와주신 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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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 노동자들도 대중투쟁을 전개하고 파업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 땅에서 최초로 보여주었던 캐리어사내하청지회 이경석 지회장이, 오늘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기꺼이 집회 사회를 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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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은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한배의 운명" - 오후 2시부터 2시간 가까이 뙤약볕에서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대검찰청 항의집회를 전개한 건설산업연맹 동지들이 지친 몸에도 아랑곳않고 양재동으로 모두 달려오셨다. 금속연맹과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서도 함께 동참해 주셨다.



건설일용 노동자들에게 쏟아지는 공안탄압! 실사용주인 원청 자본을 상대로 단체협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둬넣는 등 어처구니없는 정권의 탄압에 맞서 건설일용 노동자들이 힘차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사내하청 노동자들 또한 오늘 자신의 실사용주가 하청업체가 아니라 원청인 (주)현대자동차라는 것을 선언하고 원청 자본과 직접 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러 왔다.



처지와 조건은 달라도,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위해 7월28일, 건설연맹 노동자들과 금속산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한몸이 되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서막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 모인 300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 단결투쟁의 씨앗이 되리라.





<격려사, 투쟁사. 이어지는 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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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비정규미조직 담당 임원인 신승철 부위원장의 격려사. "참으로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현실. 그리고 함께 투쟁해야 하는 정규직 노동자나 정규직 노조를 향한 여러분들의 원망의 심정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부당함에 맞서 결연하게 싸우고 있는 이상, 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의와 원칙은 반드시 지켜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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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연맹 박병규 부위원장의 투쟁사. "이런 집회에서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닙니다. 희망을 주고 투쟁의 전망을 열어야 하는데, 과연 우리 민주노조운동이 그러한 전망을 열어주고 있는가 하는 회의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지들! 힘들고 어려운 것은 우리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토록 힘겹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우리를 상대하는 저 거대자본 역시 엄청난 부담감을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결국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끈질기게 밀어붙이는 뚝심이 우리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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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맹 강호연 비상대책위원의 연대사. "공안탄압 속에서도 우리 건설노동자들 힘차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실사용주인 원청과 교섭을 한 것이 어찌 죄가 된단 말입니까? 함께 싸워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고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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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있는 집회 공지를 보고 "꼭 이 집회에서 동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공연을 하고 싶다"고 자청해주신 김성만 동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노래 "비정규직 철폐가"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탄압! "우리는 하청노동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사용자책임을 부정하는 원청 자본, 그러나 그들은 하청노동자들을 탄압할 때만큼은 자기 손에 직접 피를 묻힌다.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부당해고, 정리해고, 출입금지가처분, 쟁의행위금지가처분, 경비대를 동원한 폭력만행 .... 이 모든 탄압이 (주)현대자동차에 의해 직접 이루어지고 있다.



원청 자본이 이토록 극악한 탄압을 일삼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하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가 정당성과 합리적인 명분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목소리가 바깥으로 퍼져나오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매우 원시적이고 비상식적인 탄압을 일삼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원청 자본의 극악한 탄압만으로도 그 투쟁의 정당성을 입증받고 있다는 얘기이다. 오늘 연대투쟁을 위해 달려와주신 수많은 노동자들과 문예전사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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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도중 아산과 울산의 부당해고, 정리해고자 대표단이 구성되어 본사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출발했다. 맞은편 본사 건물로 가기까지는 횡단보도를 두 개나 건너야 한다. 본사 앞에서 집회를 했다면 곧바로 전달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할 수 없었다. (주)현대자동차 측이 본사 근처의 도로변 전체에 미리 집회신고를 해두었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대각선 맞은편에 집회신고서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 끝까지 너희들은 "직접 사용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집회를 가로막기 위해 너희들이 집회신고를 한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울산 5공장 정리해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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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탄압은 정리해고라는 방식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공정축소나 고용조정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짤라버리는 일도 심각한 문제인데, 거기에다 노동조합 간부를 끼워넣어 노조탄압의 수단으로도 정리해고를 써먹고 있다. 이미 아산공장에서도 문제가 되었거니와 울산 5공장에서도 안기호 위원장을 포함해 42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것이다.



오늘(7월28일) 정리해고자들은 400km 떨어진 서울의 양재동 본사까지 상경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올라왔다.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주)현대자동차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그리고 너무나 정당한 요구인 고용보장을 (주)현대자동차 측에 직접 요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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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장 정리해고자 석성기 동지 대표발언. "우리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너무도 열심히 일만 한 죄, 너무나 열심히 동료들을 사랑한 죄, 너무나 열심히 투쟁한 죄. 또한 우리는 그 죄를 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일 열심히 했고, 동료들을 사랑했고, 함께 투쟁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의 손으로 직접 고용보장을 쟁취할 것입니다. 정당하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고, 정의롭기 때문에 저 거대한 자본이 언젠가는 무릎을 꿇고 말 것입니다"





<아산공장의 해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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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넘게 단식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아산공장의 징계해고자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을 안고 출범했지만, 오래지 않아 아산에서 26명, 울산에서 4명의 해고자가 발생했다. 모두 현대자동차의 기획과 지시에 의한 것이다. 다른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해고문제에 있어서도 현대자본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순한 개입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진두지휘 했다는 것이다. 각 업체에서 해고사실이 통보되기 직전에 현대 자본은 <종업원 관리 철저>, <출입불가 통보>등의 공문을 통해 사실상 해고를 직접 지시했던 것이다.



해고자들을 대표하여 아산지회 오지환 사무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해고된지 벌써1년(15명), 비정규직 해고자도 이제 그만 정든 일터로 돌아가야 합니다! 6명이 지난 14일부터 단식농성을 지속해왔고, 벌써 2명의 동지들이 극심한 탈진과 탈수현상으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그러나 우리 투쟁, 여기서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필코 현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투쟁결의문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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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장의 조가영 동지가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지난 16일, "2,3차 동일적용"을 내걸고 당당하게 파업투쟁을 전개하여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승전보를 안겨주었던 동지들 중 한명. 이제 그들이 해고자 원직복직과 정리해고 분쇄를 위해 또다시 투쟁의 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라는 슬로건은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을 외치기 위해서만 쓰여지는 슬로건이 아니다. 바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가 영역과 업종, 조건과 처지를 떠나 모두가 하나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소중한 슬로건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항의방문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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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마쳐질 때까지도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출발한 대표단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돌아올 수 없었다. (주)현대자동차는 "우리는 하청노동자와 아무 관계없다. 하청업체에 가서 따져라"며 또다시 사용자책임성을 부정하고 나섰기 때문에, 본사 건물 안으로 한발짝도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류기업 현대자동차는 이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노조 활동에 대해서는 극심한 탄압을 가하면서도 비정규직 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원청은 사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하청은 실권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고 해태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노동조합이 존재할 이유가 없게 만들고 무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실사용주라는 사실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삼척동자도 깨달을 수 있는 일이다. 하청업체 사장은 존재할 필요가 전혀 없는 중간착취자, 바지사장일 뿐이며 인신매매범이라는 사실 또한 명백한 현실이다.



역시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 어김없이 나타나서 방해를 일삼는 (주)현대자동차의 관리자들이 동원되었다. 하청업체와는 아무런 상관없다면서, 탄압을 할 때는 자기 손에 직접 피를 묻히는 (주)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에서 일해 온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현대자동차의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 불법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대자동차를 반드시 응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타개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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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가까이 진행된 항의방문 끝에 (주)현대자동차 관계자가 나와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항의서한을 받아갔다. 비록 본사 건물 안으로 한발짝도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항의서한을 받을 수 없다"던 저 꼴통 현대자본 역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집회 말미에 우리와 함께 연대투쟁을 전개한 건설연맹 동지들로부터 한가지 승전보를 접할 수 있었다. 원청과 단협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공안검찰에 의해 구속된 경기서부건설노조 김은중 위원장을 비롯한 3명의 구속노동자들에 대한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었다! 바로 오늘 2시부터 대검찰청 앞에서 힘차게 투쟁을 전개했던 성과가 곧바로 나온 것이었다!



그렇다. 힘겹고 어렵지만, 우리들의 희망은 투쟁 속에서만 나오는 법이다. 건설연맹 동지들! 그리고 석방되어 나올 경기서부건설노조 간부 동지들! 오늘은 반가운 동지들과 함께 승리의 건배를 합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 또한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 그때 우리 거나하게 해방의 술잔을 높이 들고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 쟁취!"의 건배를 함께 합시다!





해고된지 벌써1년, 현장으로 돌아가자!

목숨건 단식농성, 원직복직 쟁취하자!

뼈빠지게 일했는데 정리해고 웬말이냐!

비정규직 공동투쟁, 비정규직 철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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