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윤석열 정권의 교육 분야 홀대를 엄중히 경고한다〉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22-03-21 13:57
조회
132

윤석열 정권의 교육 분야 홀대를 엄중히 경고한다


지난 18일 공식 출범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조직 구성에 있어 교육계에 큰 실망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선, 인수위의 분과 구성에 있어 경제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역대 인수위의 뻔한 경제우선 행태를 답습한 결과, 경제라는 단일 분야를 위해서는 경제1(금융 중심)’, ‘경제2(산업 중심)’라는 두 개의 분과가 설치된 반면, 교육은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독립 분과의 지위를 얻지 못하고 과학기술교육분과의 하위 분과로 구성되는데 그쳤다. 수년 째 대한민국의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OECD 청소년 자살률이 1위인 이유가 바로 극소수의 승자와 대다수의 패자를 양산하는 교육 시스템에 있음을 인정한다면, 최소한 교육 분야만큼은 독립 분과로 설치함으로써 우리나라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를 보였어야 마땅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수위원 구성에 있다. 24명의 인수위원 중 교육 전문가는 전무하다. 그나마 3명뿐인 과학기술교육 분과 위원도 모두 과학기술 전문가로 구성되어, 교육보다는 과학기술에 초점을 맞춘 국정과제를 제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국 이번 인수위는 한마디로 교육을 배제한 인수위이며, 윤석열 당선자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인수위 구성을 통해 교육 문제에 대한 그들의 안일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인수위의 무관심을 아쉬워하고만 있기에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너무나도 심각하다. 특히, 대학 서열화, 입시 불평등, 사학비리, 학령인구 급감 등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고등교육은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회복 불가능한 파국으로 치달을 위기에 처해 있기에 새 정부에 고등교육 관련 올바른 정책기조를 제시해야 하는 인수위의 역할이 절실하다. 비록 이번 인수위에서 제시할 고등교육 정책기조가 어떤 모습일 지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윤 당선자가 후보시절 내놓은 공약을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특히, 윤 당선자자는 후보시절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대학 무상화’, ‘비정년트랙 철폐’, ‘대입자격고사 도입등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 및 대학의 민주화를 위한 핵심 정책에 모두 반대의견을 표명한 바 있으며, ‘기업대학 설립대학 규제 완화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세우며 전국교수노동조합을 비롯한 진보 학술단체들의 요구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두 달 뒤인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새로이 출범하게 된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줄곧 부정적이었던 보수 세력은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도 최대한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언론에 따르면 인수위에서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합쳐 과학기술교육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윤석열 정부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고등교육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대학을 이윤 추구가 유일한 목적인 기업과 동일시하는 천박함과 무지함에서 벗어나, 고등교육은 돈 있는사람의 특권이 아닌 모든 국민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균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고등교육 정책을 펼쳐 나갈 때에야 비로소 고등교육과 관련한 산적한 문제들을 올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과학기술 중심의 고등교육 정책 수립은 균형을 상실한 것으로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체능 등 다양한 기초학문의 가치를 소홀히 함으로써 선도형의 선진국 학문 강국으로 가는 길을 방해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인수위가 지금 즉시 고등교육 전문가가 포함된 교육 분야 대책위원회(TF)를 구성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새로 구성된 교육 대책위원회에서는 초중등교육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또한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명확한 기조 하에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대학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등교육 정책을 그려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윤 당선자가 그토록 외치는 진정한 국민 통합의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2. 3. 21.

전국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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