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우리는 왜 상고를 거부하는가?〉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21-12-21 15:4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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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상고를 거부하는가?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은 2001년에 창립한 이래로 대학교육 개혁과 함께 교수들의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활동해왔다. 하지만 법적인 근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정부의 부정적인 태도로 인해 오랫동안 법외노조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속해서 교수노조 설립신고를 해왔고 2015년에는 최대한 법적 근거에 의거하여 노조 설립신고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노동부)는 반려처분을 하였고, 이에 불복한 교수노조는 취소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법정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대학교원의 노조설립을 가로막은 구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것은 교수노조 설립의 정당을 인정하는 것이었는데, 취소 소송 재판이 헌법재판 청구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재판에서 교수노조가 승소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1심에서의 승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는 항소를 하였고, 지난 12. 1. 항소심에서 교수노조는 패소하였다. 헌법불합치 판결과 교원노조법 개정을 이끌어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노조 설립신고를 다툰 재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지 못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교수노조는 상고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반려처분이 적법하였다'는 노동부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때문도 아니고, 노조할 권리를 침해하고 방해하는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항소심이 반려처분의 실질적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의 법률 조항이 문장의 복합적 내용으로 인해 위법성을 세부적으로 근거짓기가 어려워 패소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것은 관련 조항을 세세하게 규정하지 못한 입법부의 잘못 때문이며, 사법부의 판결로 이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교원노조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패소에 이르게 된 것이, 개정 교원노조법을 만들면서 이미 재판중인 사건에 관한 경과규정을 넣지 않은 국회의 무책임과, 1심이 교수노조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 그 취지를 무시하고 반성도 양심도 없이 오직 승소를 위해 항소한 노동부의 후안무치한 행동 탓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교원노조법의 개정은 단체행동권을 금지한 반쪽 노조법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빗장은 분명히 풀렸다. 대학개혁과 정당한 권리 쟁취에 목말랐던 대학 교수노동자들은 합법노조의 깃발을 들어올려 단결하고 또 연대하고 있으며, 지난 20년 동안 교수노조의 합법화를 위해 싸워온 우리 전국교수노동조합 역시 지난 7. 15.에 다시 설립신고를 하여 합법노조가 되었다. 우리는 이미 새 길에 들어서 있다. 앞으로 우리는 교원노조법의 다른 반쪽, 단체행동권 쟁취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2021년 12월 21일

전국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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