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근로기준법 유명무실화한 대구지법 판결, 반드시 바로잡아야 - 안동과학대 교수 임금소송....재정난 핑계로 기본급 삭감 합법화
“근로기준법 유명무실화한 대구지법 판결, 반드시 바로잡아야” 안동과학대 교수 임금소송....재정난 핑계로 기본급 삭감 합법화 |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지난 8월 28일, 안동과학대 교수들이 제기한 임금 차액 청구 소송(대구지방법원 2024가단33405) 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 제94조(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금지)를 유명무실화한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014년, 안동과학대는 연봉제 전환을 제안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호봉제를 연봉제로 전환하되, 기본급은 삭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교수들은 대학의 재정 위기를 함께 감내하고자 학교당국이 제안한 기본급 삭감 없는 연봉제 전환에 동의하였다.
2017년 실제 운영 과정에서 대학은 재정여건이 어려울 경우 기본급이 삭감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안내하였지만, 교수들의 명시적 동의는 받지 않았다. 2018년 말 개최된 학과장 회의에서도 학생 충원률 부족으로 추가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지 이를 추진하기 위한 동의절차 역시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지법은 학교 당국의 재정적 어려움과 원고들이 ‘삭감에 대해서도 설명회에서 안내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법리 적용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2023.5.11. 선고 2017다35588, 35595 병합) 판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다. 또한 집단적 동의권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불이익 변경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필수적 절차적 권리임을 확인하였다. 즉, 사용자가 설명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동의를 갈음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근로자들의 명시적·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구지법은 대학 측이 주장한 재정난에 대해 구체적인 증명조차 요구하지 않고, 추상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삼았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가 정한 엄격한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자의 일방적 불이익 변경을 합법화한 것이며, 법의 기본 정신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무엇보다도, 안동과학대 교수들은 ‘연봉제 전환’에 기본급 삭감이 없다는 전제 하에 동의한 것이지, ‘기본급 삭감’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지법이 이를 합법이라고 인정한 것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이는 대학 교육 현장에서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노사 관계를 더욱 파탄으로 몰아넣는 판결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고등법원에서 이번 판결을 반드시 바로잡아, 부당한 불이익을 당한 교수노동자들을 구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 당국이 더 이상 ‘재정난’을 핑계 삼아 교수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법과 판례의 엄격한 기준이 확립되기를 바란다. |
2025년 9월 2일 전국교수노동조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