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논평2026-05] "'507 부산대 행진'이 갖는 차별 철폐의 메세지!"
[교수논평]은 2020년 10월 첫 발행을 시작으로 매월 1주와 3주에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사회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기 발행되어 왔습니다. 2025년부터 [교수논평]은 이 시대의 사회 이슈와 교육 현안 등에 대해 전문 논평인들의 논평을 매월 발간합니다.
'507 부산대 행진'이 갖는 차별 철폐의 메세지!
박철웅 (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참으로 역사적이고 감동적이어서 아름답기까지 한 날이었다. 대전에서부터 기차- 전철- 버스를 타고 겨우 도착하니, 다들 준비가 바쁜 가운데, 서울, 광주 할 것 없이 동지들이 연대를 위하여 모여들고 있었다. 경상대학교 채 지회장님과 조합원들이 단체협상 중에서도 맨 먼저 달려오셨다.
드디어 교수, 강사, 학생, 지역 연대 단체와 노동조합이 130일 동안 천막농성 중인 부산대 본관 앞에 서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부산대 민교협 분회의 순서, 정대성 분회장님이 나서서 교내 여러 교수단체로부터 받은 지지 성명을 발표한다. 정규직 교수들이 실명으로 연대를 표시한 것인데, 국립대의 보수성(?)에 비추어 보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언제나 우렁찬 박중렬 비정규 교수노조 위원장님의 발언을 필두로, 전국교수노동조합, 연구자공제회에서 연대 발언을 하고는 교내 행진을 하였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 이유를 알리고, 부마항쟁 기념탑, (고)김현철 교수님 기념 조형물 앞에서 묵념과 현장 발언을 이어 나갔다. 학내민주화를 외치며 투신하신 자리에 세워진 조형물 하단에 그의 유서가 새겨져 있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건 단지 날씨 때문만이 아니었다. 고인이 산화하신 지가 10주기를 넘었건만 바뀌지 않은 대학의 현실에 고인에게 죄송할 뿐이다.
가장 감동적인 현장 발언은 중년의 부산대 여자 강사분이었는데, 짙은 선글라스로 표정을 읽기는 힘들었지만, 첫 마디에 부산 사투리의 구수함이 전해왔다. 그녀는 벌써 20년째 강사 생활 중인데, 처음 10년은 무작정 강단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기만 해서 여러 차별을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경력이 15년이 넘어갈 때쯤 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았을 때, 비로소 건강보험이 없는 본인의 신분을 깨달았다고 했다.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나온 학생의 발언 역시 울림이 컸다. 그는 자신들이 사회부터 받는 차별을 선생님들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수많은 재학생이 농성 천막에서 멀리 떨어져 돌아가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이다. 당해본 사람들이 그 아픔을 안다고 할까? 그 마음이 이심전심 전해졌다. 행진의 모든 일정을 공감과 응원으로 채웠고,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어갔다. 학교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로 왔건만, 모두 집에 돌아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 분위기였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최소 생활권 보장을 위해 한 달에 3천 원 올려달라는 것이, 16주의 방학 중에 절반만이라도 임금 달라는 것이, 건강보험과 퇴직금을 달라는 것이, 학교의 구성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학교 회의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것이 그토록 무리한 요구일까? 2019년 강사법 개정으로 비정규교수들은 더 이상 과거의 소속 없는 시간강사가 아니라, 채용기간 동안 안전하고 정당하게 일할 권리가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그런데도 왜 유·초·중등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당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대학에서는 여전히 제자리일까?
필자는 천막 농성장을 피해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가장 큰 핵심을 찌르고 있다고 판단한다. 모두가 책임을 미루고 있는 사이에 대학이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공간으로 방치된 것이다. 오늘날 학생들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차별을 목도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한 우리 청년 세대들이 졸업 후에 우리 사회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이며, 또한 만들어 갈 것인가? 이것이 ‘507 부산대 투쟁’이 전하는 메세지이다. (끝)
2026년 05월 26일
전/국/교/수/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