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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2026-04]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작성자
교수노조 관리자
작성일
2026-05-14 15:36
조회
307

[교수논평]202010월 첫 발행을 시작으로 매월 1주와 3주에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사회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기 발행되어 왔습니다. 2025년부터 [교수논평]은 이 시대의 사회 이슈와 교육 현안 등에 대해 전문 논평인들의 논평을 매월 발간합니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태석 (교수노조 전북지부 지부장, 전북대 교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일자리와 소득 불안정’을 감수하는 대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큰 보상을 제공하는 편이 오히려 더 공정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제도는 사실 스웨덴 등 몇몇 선진 복지국가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실행해 왔다. 그런데 규범적으로 보면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외면받아 왔다. 그중에는 비정규직이 임금 비용 감축과 고용유연성 증대를 위해 기업이 추구해 온 전략이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방치해 오기도 했다.

사립대학에 고용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역시 비슷한 처지이다. 이름은 전임교원으로 교원의 지위를 보장받고 있을 법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오래전부터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폐지할 것을 교육부에 촉구해 왔다. 그리고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차별을 금지하고 고용안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 차별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년을 보장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법한 재임용 심사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례에 따라 심사를 거쳐 정년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비정년트랙을 통제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사립대학 법인들의 전략으로 인해 적지 않게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이 법적으로 다투며 힘겹게 싸워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가 계속 유지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교육부가 비정년트랙을 전임교원으로 인정하여 이들을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에 포함할 수 있게 하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립대학들이 비정년트랙을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더구나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립대들로서는 불안정한 대학의 미래를 대비해 비정년트랙으로 보험을 들려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제도의 유지에는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그런데 비정년 교수 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단순명쾌한 대안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제도를 철폐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 사립대들이 모두 비정년트랙 교수들을 정년트랙으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비수도권 사립대들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 뻔한 현실에서 이들 대학에 전적으로 짐을 지우기도 쉽지 않다. 차별 철폐를 법과 제도로 강제하게 되면, 비용 부담으로 대학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사례들도 생겨날 것이며, 정원을 채우지 못해 대학교가 폐교되어 교수직을 잃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래저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은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은 비정년 교수 제도의 개혁을 개별 대학에 맡겨놓아서는 정년 보장도 차별 철폐도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서 대학 교육의 안정적 지속과 비정년 교수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위해 정부가 책임을 지는 국가적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대학이 폐교될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안정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면 전임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한 비용을 개별 사립대학이 전적으로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국가가 전임교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전부터 대안으로 제시된 국가 교수 제도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가는 공공적 고등교육 담당 교수를 선발하여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립대들은 필요한 교육 인력의 파견을 요청하여 안정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면, 두 가지 불안정성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국가 교수들이 연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인문사회계열 지원생 감소 등에 따른 비수도권 지역대학 위축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인문-사회과학 학술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기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 육성 및 활동 기반 형성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과제가 되었는데, 이런 맥락에서 국가 교수 제도를 지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 기반 확충과 연결하는 ‘지역 학술-연구 교수’ 방안과 적극적으로 결합시킬 수도 있다. 이 방안은 인문-사회과학 학술생태계를 살리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교육과 시민문화를 활성화하여 지역을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점은 국가 교수 제도가 교육과 연구에 대한 국가의 공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제도화함으로써,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의 일자리 불안과 차별 대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열악한 사립대에서 학생들이 안정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받기 어렵게 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등교육과 연구가 한 사회의 지식과 문화를 지탱하는 중요한 공적 기반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국가가 나서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차별과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적극적인 생각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서 미래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 투자가 이루어지질 기대한다. (끝)

2026년 05월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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