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논평2022-5]'교육부가 낳은 ‘괴물사학’과 ‘비정년트랙’ 제도'

작성자
교육선전실
작성일
2022-06-07 23:35
조회
85

[교수논평]2020.10부터 매월 1주와 3주에 정기 발행되고 있으며, 대학과 교육 현안 및 사회이슈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사회정책 수립에 기여를 목적으로 합니다.

 

교육부가 낳은 괴물사학비정년트랙제도: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이제는 이 괴물들을 종식해야 할 때이다!

 

1970년대 이후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적 인력자원의 충원을 위해 대학 정원이 확대되었고, 1980년에는 7.30 교육개혁 조치에 의해 졸업정원제가 시행됨으로써 대학 진학률은 지속해서 증가하였다. 그 결과 1980년대 이후 4년제 대학의 학생 수는 연평균 17.6% 증가하게 되었다. 또한 1996년 대학설립준칙주의에 의해 고등교육기관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대학 진학률도 급상승하여 전문대학을 포함한 대학 진학률은 80%에 육박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등교육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대학 진학 기회의 확대라는 차원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급격한 양적 성장은 고등교육의 사회적 위상을 높여준 반면, 체계적인 교육의 질 관리 문제를 초래했고 이는 교육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995년 신자유주의에 몰입된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추진으로 인하여 1996년부터 대학설립준칙주의에 의해 대학 자율화가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 자산 등 4가지의 최소 기본요건만 충족되면 자유롭게 대학 설립이 가능해졌다. 이는 고등교육기관의 급격한 양적 증가를 초래하였다.

대학설립준칙주의에 의한 대학 자율화로 대학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학생들은 교육의 질에 대한 선택이 아닌 대학이라는 상품에 대한 선택권만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정부의 대학교육 개혁 방향은 대학의 상업화와 실용화로 귀결되면서, 대학교육의 근본적 문제를 야기시켰고, 이는 점차 고질적 문제로 변모되어갔다. 이처럼 사학은 급격한 양적 증가와 더불어 그 영향력을 점차 키워왔으나, 그 사학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는 사학비리를 눈감아 주어 결국 사학을 비리의 온상이며 괴물로 만든 장본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고등교육 정책의 골자는 대학의 자율성 확대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학의 주체는 교수, 학생, 직원으로, 교수와 학생은 연구와 교육의 주체이고, 직원은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행정조직이다. 대학 설립의 양 당사자인 정부와 사립학교 법인도 대학의 본질적 역할인 연구 및 교육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 법인은 비리의 온상이 되었고 정부는 그것을 눈감아 줌으로써 사학들이 무너지고 국가의 교육과 미래는 처참하게 쓰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학은 설립자 일가의 족벌지배와 재단의 폐쇄적인 대학 운영으로 인해 대학의 공공성과 민주성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독단에 의한 파행적이고 반민주적인 대학 운영으로 대학 구성원들이 심각한 고충을 겪고 있다. 이러한 사학들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의 민주화와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학교 및 학교법인에 대한 정보공시제도와 함께 사립대학들의 국공립화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그 첫 번째 괴물을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시대 전환이 필요하다.

두 번째 괴물은 비정년트랙교수제도이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2003년 연세대학교에서부터 시작되면서 그 이후 매우 빠르게 확산된 교원 임용계약제의 형태이다. 비정년트랙 제도가 이토록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교육부가 대학들의 전임교원 확보율 집계에 비정년트랙 전임교수가 포함되는 것을 용인하면서부터이다. 사립대학들은 정년트랙 전임교원 평균 급여의 40~60% 수준을 지급하면서 대학역량평가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비정년트랙 교수들을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채용하게 되었다. 이것은 박사라는 고학력 전문직 노동력을 착취하는 형태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정년보장 가능 여부에 따라 정년트랙교수와 전일제 비정년트랙교수, 그리고 계약직 강사로 분류할 수 있다. 정년트랙은 교수 임용 후 연구 및 교육 성과 등에 기준을 두고 이를 통과하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교수로 임용된다. 정년트랙 교수 이외에는 그 고용 형태가 전일제인지 시간제인지와 계약기간에 따라 다양하다. 정년보장 가능성이 없는 전일제 비정년트랙교수가 있고, 일부는 정년이 보장되진 않지만 매년 계약 갱신이 가능한 예도 있으며, 또 다년간의 계약을 맺는 때도 있고, 한시적 계약으로 계약기간이 끝나면 고용이 만료되는 예도 있다. 또 다른 예로는 학기 및 과목 단위로 계약을 맺는 계약직 교수나 강사가 있는데, 박사학위자를 비롯하여 석박사 대학원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을 채용하기도 한다.

미국에도 한국과 같이 비정년트랙교수제도가 존재하지만, 한국과는 엄연히 차원이 다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정년트랙교수를 채용하는 대신에 보수를 줄이고 교육부평가에서 가점을 받기 위해 정년트랙 교수와 동일한 업무가 주어지는 비정년트랙 교수를 채용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정년트랙 교수와 비정년트랙 교수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서로 다른 필요 때문에 각각 채용하고 있다. 미국 교수들은 비정년트랙 교수 채용 비율이 증가하는, 이른바 학계의 비정규직화(adjunctification)는 자기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대학교수협의회에서도 교육의 질 향상, 교수들의 연구 효율성 확보, 비정년트랙 교수들에 대한 적정한 처우를 제공하기 위해서 비정년트랙교수비율이 15% 이상이 되지 않기를 요구하고 있다. 교수의 비정규직화는 곧 정년트랙 교수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 연구, 봉사 등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교수들의 교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비정년트랙교수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이 또한 교육부가 낳은 두 번째 괴물이며, 구시대적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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