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논평 2021-15]'지방 대학 살리기와 지역균형발전 침묵'

작성자
교육선전실
작성일
2021-10-19 17:58
조회
217

전국교수노동조합에서는 3월부터 격주 월요일 [교수논평]을 발행하여 대학과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정책 수립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지방 대학 살리기와 지역균형발전 침묵 


   답도 없고 대책도 없는 2022학년도 수시1차 모집이 마무리되었다.

예년 같으면 인근의 경쟁대학끼리 지원율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올해는 유독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수시전형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예년에 비해 약간의 증가세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작년에 비해 더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금년에는 작년에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신입생들에게 파격적인 특혜와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지방대학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신입생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캠퍼스에서 강의와 학생지도에 전념해야할 교수들이 모든 업무를 제쳐두고 학생모집에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하니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기약없는 현실에 자괴감마저 든다.

대학 입시자료에 따르면, 2021년 올해 실제 입학 가능 인원이 414126명으로 대학 입학정원보다 78천여 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지방대학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호남 지역의 신입생 부족 사태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심각하여, 이런 현상이 몆 년만 지속될 경우 학교가 문을 닫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입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대학은 교육적 양심이나 윤리도 무시한 채 소위 제살 뜯어먹기식으로의 경쟁을 하고 있다. 돌파구도 없는 상황 속에서 시장이 지역 대학 살리기에 온힘을 쏟겠다고 지역 사회의 여론을 수렴해 전국 최초로 소위 지역대학발전협의회라는 조직을 구성하여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결과를 목격하였다.

내년부터는 지역에 제한없이 모든 응시자들에게 전액장학금 지급을 조건으로 학생을 유인하는가 하면, 기숙사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 전원 무료 입사, 무료 통학버스 운행 등 온갖 기발한 조건으로 학생유치를 위한 대학간 눈치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져가고 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14년동안 동결된 등록금에 늘어나는 입시예산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역의 많은 대학들은 교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거나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 실습예산, 운영비까지도 줄이면서 높아져야할 대학교육의 질은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학의 위기가 지역발전의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대책들을 내놓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현재의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진단은 교수노조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우리는 이미 폐교되거나 최근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학생들이 없는 대학 주변의 지역사회가 얼마나 피폐되고 붕괴되어 가는지를 목격했고, 그 후폭풍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역균형발전과 대학의 공생이 가능한 사회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가 있겠으나 지방대학에 있는 필자로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통해 대학과 지역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수도권 중심의 대학지원정책을 수정해서 지방대학들이 공생할 수 있는 정책적인 제도마련이 급선무라고 보는데, 우선 실현가능한 정책으로는 지방대학의 무상등록금 실현을 통해 지역 대학들의 재정난을 지원하고 대학의 공공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지방자치단체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지원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둘째, 취업에 대한 지역할당제를 확대강화하여 지역 대학 출신들이 수도권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와 함께 실질적인 취업 기회 보장을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에 교육부가 2차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체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균형인재선발제도를 시행하고는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사문화되어 있거나 극소수만이 혜택을 보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의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지역 대학 출신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해 세금혜택을 주거나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셋째, 지역청년들이 지역에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나 인프라조성을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한다. 아무리 젊은 청년들을 지역에 정착시키려고 해도 그들이 향유할 공간이나 컨텐츠가 없는 현실 속에서는 그들을 정주시킬 만한 인프라가 없으면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지방대학의 위기는 특정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소멸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지역균형발전의 생사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서로가 공감하여야 한다. 지역사회와 지방정부가 지역의 생존권 차원에서 고민하고 지역구성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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