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교수논평11]'전국교수노동조합의 합법화와 교원노조법의 과제'

작성자
교육선전실
작성일
2021-08-04 19:14
조회
124

전국교수노동조합에서는 3월부터 격주 월요일 [교수논평]을 발행하여 대학과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정책 수립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의 합법화와 교원노조법의 과제

 

지난 715일 교수노조는 20년간의 법외노조의 굴레를 벗고 합법노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제야 교원이자 노동자로서, 단결을 통해 스스로를 지키고 조직된 교육주체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었다. 이 날이 있기까지 오랜 시간을 헌신한 선배 조합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또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교수노조의 목표를 향해 힘차게 전진할 것을 다짐해본다.

교원노조법 개정이 오랜 투쟁의 성과라고는 하나 아직은 노조라는 껍데기만 허락되고 있을 뿐이다. 교원노조법은 초중등 교원에게 그랬듯이 대학교원의 노조에게까지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파업만이 아니라 단체행동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일반노조에게는 허용되는 근로시간면제도 교원노조에게는 거절되었다. 일반 노조법과 달리 교섭창구 단일화는 무조건의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요구하면 따라야 하는 의무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족쇄들을 깨뜨리는 일은 대학교원이 자임하기에 마땅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이라는 이유로 가해진 그러한 제한들은 가장 늦게 합법노조가 된 대학교원에게 가장 부당하다. 대학교원이 일반노조법이 아니라 교원노조법의 규율범위로 들어온 것의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전교조의 오랜 싸움에도 교사라서해서는 안 된다던 단체행동과 정치활동이,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자이자 사회를 미래로 안내하는 참여자인 교수라서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교원노조법을 ILO와 근로기본권 기준에 맞게 개정하고, 나아가 교원노조법이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도록 만들어낼 과업이 교수노조에게 주어져 있다.

정치활동은 교육부와 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범시민적 협조를 구하는 활동이 아니고 다른 것일 수 없다. 그것은 그대로 교수노조의 고유한 활동을 일컫는다. 정치활동 금지는 그냥 사문화될 것이다. 또 정치활동 금지 규정에는 처벌규정이 없어서 그 위반이 큰 위험을 초래할 것 같지도 않다. 따라서 정치활동 금지 규정은 사실상 우리에게 족쇄가 될 수 없다고 감히 말한다. 그런데 단체행동 금지규정은 난제에 속한다. 단체행동 일체를 금지하는 것은 당연히 순응할 수 없다. 단체는 만들어도 단체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모이는 것은 허락하지만 집회는 하지 말라는 말과도 같고, 교수는 되어도 가르치지는 말라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함께 무엇인가를 같이 할 = 단체행동할수밖에 없다. 어디까지 존중할지 또 어떤 수준에서는 시민불복종을 선택할지 결단과 자기 판단과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다만 우리가 가는 길이 다시 앞길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

교수의 노조 금지라는 한 시대의 상징이 사라졌다. 교사라서, 공무원이라서 노동권을 부정하던 통념은 과거의 것이 되었다. 이제는 어떤 노조운동을 펼칠 것인가, 그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교수들이 한쪽에서는 총장이 되고 학처장이 될 때 그들과 동료였던 교수들이 노조원이 되어 그들과 단체교섭을 하고 교육부와 법인 앞에서 멋지게 맞장을 뜰 것이다. 사립대학의 울타리 안에서 각자 도생하지 않고 국가적 시각에서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할 것이다. 각자의 법인의 비리와 횡포에 맞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학 제도의 개혁과 대학 공공성의 구현을 위해 선도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모범을 보여줄 것이다. 대학이 계급세습의 수단이 아니라 빈곤과 소외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위안이 되며 연대와 배려를 가르치는 곳이 되게 할 것이다. 학문 영역에서 국경 없는 진리를 추구하였던 그대로 과학을 도구로 대학의 장벽을 넘어선 고등교육 혁신의 길을 밝히고 그것을 노동조합의 조직의 힘으로 성취해낼 것이다. 교수노조가 아닌 다른 무엇이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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