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2] 더불어 민주당 반교육적 비례대표 공천 규탄

작성자
교수노조
작성일
2016-03-30 15:00
조회
1780
<대학공공성강화를위한전국대학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들의 공천이 가관이다. 새누리당은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공천전쟁을 벌리고 있고, 더민주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으로 당내의 주류 세력과 김종인 대표 간 갈등이 폭발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삭줍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 한국경제는 만성 정체와 양극화로 나락에 빠지고 있는데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당리당략에만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만약 이런 식으로 4.13 총선이 흘러간다면 한국 정치 불신은 더 깊어지고 시민들의 정치참여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다.



총선이 본격화되기 전만 해도 새누리당은 과반수는 물론이고 개헌 가능 의석 수까지 넘보고, 반면 야당은 분열로 참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예상 때문인지, 새누리당은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는 오만한 공천 전쟁을 치루고 있다. 더민주당은 분당으로 극도의 위기 상황이었는데 어찌된 셈인지 김종인 대표의 영입 후 내부안정을 이루고 순조롭게 공천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민주당이 이번 비례대표에 올린 후보들은 놀랍게도 더민주당의 당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은 김종인 대표의 비례2번에 크게 반발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히려 전략공천된 다른 비례 후보에 주목한다. 사실상 김종인 대표의 비례2번은 당선 가능성 안에 있는 한 2번이냐, 14번이냐는 자존심 문제일 뿐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 그리고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대표를 영입한 마당에 비례를 한자리 가져간다는 예상을 하지 않았다면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김종인 대표가 더민주당의 비상대권을 통해 공천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비례1번에 전략 공천한 박경미 교수는 교육단체로서 인정할 수 없는 공천이다. 비례1번은 여성에게 주는 전략적 결정으로서 더민주당의 정책적 선택을 보여준다. 여기에 교육자를 공천한다는 생각은 오늘날 우리 경제의 한계, 교육의 질곡을 보건대 적절한 판단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하필이면 논문 표절 시비가 걸린 사람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비례 1번에 전략공천된 박경미 교수는 논문 표절 시비로 앞으로 계속 논란의 가운데에 서게 되어 더민주당을 궁지에 빠트리고 교육개혁의 과제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더 우려하는 것은 박경미 교수가 대학개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에 대해서이다. 박경미 교수는 지난 2015년 4월 7일의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국회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의 주장처럼 퇴출되는 학교법인이 남은 재산을 공익법인ㆍ사회복지법인에 출연하거나 지정한 자에게 귀속할 수 있게 한 법안을 지지한 바 있다. 이는 학교법인이 퇴출될 때 공공의 재산으로 환원한다는 더민주당의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사학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교육단체들의 생각과 반대된다. 비례1번에 이런 인물이 배치되면 앞으로 더민주당의 교육정책에 대해 교육단체의 지지는 철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박경미 교수가 추천되는 과정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어떤 보도에도 김종인 대표의 대표 권한 3개 공천의 하나라는 것 외에, 왜 어떤 과정을 거쳐 박경미 교수가 검증되고 선정되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지 않다. 유일한 설명은 “교사,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사범대학 교수 경험을 통해 수학, 과학 교육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교육문제가 이 정도로 해결될 수 있을까?



우리는 더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 파문을 보면서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깊은 자괴감을 가지게 되었다. 김종인 대표의 공천이 사천이 아니라, 정말로 공정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정말 암담하다. 대한민국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국민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청렴하고, 가장 우수한 정책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지도자가 아무리 공정하게 살펴봐도 그렇고 그런 인물만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리더급의 직능별 전문가는 골라봐야 그 나물에 그 나물이 아닐까라는 자괴감 말이다. 이미 한국의 정치시스템이 국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비례 전문가를 선출할 수 없을 정도로 붕괴해버린 것이 아닌가?



더민주당은 우리의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진행된 비례대표 공천을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 각 정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기 전에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주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바란다.



2016년 3월 23일



대학공공성강화를위한전국대학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