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

성명서/보도자료

[2021교수논평-3] '비정년트랙 교수에 대한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 -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종 결론을 기다리며-

작성일 : 2021-04-05
작성자 : k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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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수노동조합에서는 3월부터 격주 월요일 [교수논평]을 발행하여 대학과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대학민주화와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올바른 교육·대학정책 수립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비정년트랙 교수에 대한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

- 국가인권위원회 최종 결론을 기다리며 -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대학사회에서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라는 새로운 신분제가 등장하였다. 그 명칭도 산학협력중점교수, 교육전담교수, 연구전임교수, 강의전임교수 등 다양하다. 기존 정년보장 교수 내지는 계약제라 하더라도 이른바 정규직 교수라 지칭할 수 있는 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상대적 개념이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는 외양상 교수 직무에 따른 전문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제도는 교육부 대학평가 지표에 등장하는 교수 충원율을 저렴한 인건비로 메꾸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학사회의 일반적 분위기다. 대학은 등록금 동결이나 입학자원 감소 등으로 재정압박이 가중되자 교수들의 인건비를 줄이면서 저렴한교수 직군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물론 비정년트랙 교수에 관한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비정년트랙 교수들은 명칭에 따라 더한 차별적 상황에 놓여 있다. 그들은 정년트랙 교수들에 비해 계약 기간과 임금수준은 물론 교수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복지뿐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교권 보장을 위한 권리들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이들은 사학법인과 대학 본부 측으로부터 정책 참여와 의사결정 구조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으며, 그들의 권익 보장을 위한 대화의 상대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정년트랙으로의 직군 상승을 위한 희망 고문하에 21실 또는 31실의 연구실을 지키며 부당한 의무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차별적 처우에 분연히 일어선 교수들이 있다. 특히 ㅈ대학 ㄱ교수는 지난해 국내 대부분의 대학에서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행위를 당하는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실정을 알리고 개선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ㄱ교수는 소속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년트랙 교수들에 대한 차별적 처우 사례들을 기반으로 기본권 유린을 고발하였으며, 그로 인한 교원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를 심각히 훼손당하고 있음에 강력한 해결방안을 요청하였다.

 

그는 이제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아니, 전국의 수많은 비정년트랙 동료 교수들이 그 결정을 함께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이번 국가인권회원회의 최종 결정은 ㅈ대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현재 단체교섭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전국의 각 교수노조에서는 이번 결정을 학내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신분 안정 및 처우 개선 등과 관련한 협상요구안의 기준으로 삼게 될 것이다. 우리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희망찬 출발점이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문제는 교육부에서도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법적 근거도 없는 이런 직제와 직군이 바로 교육부와 사학법인의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비정년트랙 교수 문제에 적극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시급한 조치로는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교육부 차원의 가이드 라인을 정해서 대학평가의 지표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법적 근거도 없는 비정년트랙 교수제도 철폐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정년트랙 교수들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문제점은 인지하나 재정을 핑계로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수사회에서도 기득권에 안주하며 배타적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 기존의 교수사회에서는 더욱 포용적이고 공정한 사회적 신분과 교권 보장을 위한 자구적 노력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비정년트랙 교수들을 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을 때 먼저 등떠밀어서 내보낼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모두가 같은 운명이 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분위기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상생활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 대학의 학문적 기능과 교육 기능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대학의 기능을 위법적이고 허울뿐인 명칭으로 합리화하거나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어떻게 우리나라의 대학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대하는 이유이며, 우리 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이유이다. (끝)

 

2021년 4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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