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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지성 IN & OUT] [기고] 교육부의 책임을 묻는다…불법은 법인이, 처벌은 대학이, 피해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작성일 : 2020-05-11
작성자 : kpu
조회 : 77
추천 : 0
교육부의 책임을 묻는다…불법은 법인이, 처벌은 대학이, 피해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  박지군 한국국제대·방사선학
  •  승인 2020.05.10 00:00

[대학지성 in&out - 교수노조 기획 칼럼]_ 위기의 대학 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율적 공동체인 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한 지적 자원의 공급원으로 그리고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의 보루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시장논리가 대학에 확산되면서 대학(교육)은 물질주의에 빠지고 반(反)지성주의를 양산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 휘둘린 채 정체성과 자율성을 잃고 피폐해진 오늘의 한국 대학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학이 나라의 미래를 만든다. 대학이 변해야 교육이 살며,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교수노조는 대학의 공공성, 민주화, 그리고 교권 확립을 위해 대학현장의 차별, 탄압, 비리 등 부정의(不正義) 사례를 고발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는 경남 진주시 소재의 한국국제대학교 교수이다.

교육부는 2015년 우리 대학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하여, 법인에 의한 교육용 자산인 기숙사 임대료의 불법 전용, 법인전입금의 불법 유용, 유치원 개원 시 교비 유용, 친인척 불법 채용, 49억 상당의 공사 및 용역 불법 수의계약 등 30여 건의 비리 행위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처분이 이 학교 법인인 일선학원에 내려졌지만 일선학원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2011년 감사원 감사처분 미이행과 2015년 교육부 감사처분 미이행의 결과로 우리 대학은 매년 10%의 대학 입학정원 감축 제재를 받고 있다. 2014년 입학정원 1,000명이었던 대학이 이제는 540명 선이 되어 있다. 국가장학금 지급 제한 대학이 되어 당연히 받아야 할 국가장학금을 학생들이 받지 못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 역시 제한 대상이 되어 학생들은 금융권의 대출 제도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교수와 직원들은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임금조차 상당 부분 못 받고 있다. 불법은 법인이 저질러놓고 처벌은 대학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교원, 직원이 받고 있는 꼴이다.

한국국제대의 학교법인 일선학원 전 이사장 강경모는 교수 채용 비리, 교비 횡령 등의 범죄로 네 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이사 자격이 없어 공식적으로 이사장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한국국제대학교 홈페이지에는 현재 법인 이사회의 이사장으로 소개되고 있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며 사랑과 신의를 지키는 대학이 한국국제대라고 이사장 인사말에서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명예, 사랑, 신의 어느 하나의 말이라도 실천했다면 한국국제대는 지금의 사태를 겪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한국국제대에는 공식적으로 이사장도 없고 총장도 없고 심지어 보직 교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한국국제대는 전 이사장 강경모의 지시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분명한 불법이다. 이런 막무가내식의 불법적인 대학 운영에 의해 교수 학생 직원들의 대학을 살려보겠다는 노력이 좌절되고 있다.

지역 대학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모인 진주 시민들의 모임인 진주시민행동은 2019년 6월 교육부에 대해 비리사학 일선학원을 퇴출시키고 관선이사를 파견하라고 요구를 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교육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한국국제대학 구성원들의 모임인 ‘한국국제대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역시 사학 운영의 비리가 교육부의 책임인 만큼 일선학원의 임원 승인을 취소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교육부는 아무런 대답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한국국제대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의 대학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정부의 교육 정책과 대학 정책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정부가 무책임한 시장 논리로 대학 사업을 무분별하게 허가한 결과가 지금 현재 많은 지역 대학이 겪는 위기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사립학교 이사장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여 왔던 정부 관료들이 대학 사업을 통해 쌓은 재산을 사립대학 이사장들에게 돌려주거나 지키게 해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이런 의심이 단지 의심일 뿐임을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길은 교육부가 나서서 지역 대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정책으로 공영형 사립대학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다. 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의 위기는 국가의 위기이며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하였다.

지금도 한국국제대학교 대학구성원들은 희생을 담보로 대학의 미래 가치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정부의 책임을 실천할 일만 남아 있다.


박지군 한국국제대·방사선학

2008년 한국국제대 방사선학과 교수 부임. 2009년 지식경제부 ’브라이트니스 퓨처 테크놀로지 우수기술개발 연구자'에 선정. 2010-2012년 제 4, 5대 한국방사선학회 회장 역임. 2011년 세계인명사전 ABI(American Biographical Institute·미국인명정보기관)과 IBC(International Biological Centre·국제인명센터) ‘21세기 뛰어난 지식인'에 등재(의학 물리학 및 의학의 화상진찰 시스템 분야). 2019년 한국국제대학교 교수협의회 의장. 2019년~현재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국제대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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