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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지성 IN & OUT] [기고] 교수 노동자님, 교수노동조합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작성일 : 2020-01-13
작성자 : kpu
조회 : 61
추천 : 0

 [기고] 교수 노동자님, 교수노동조합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대학지성 In&Out 2020.01.12 22:00

 

 
고부응 중앙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교수님이라는 호칭은 익숙하지만, 노동자님이라는 호칭은 어색하지요? 이제는 우리 교수들 스스로 존중받는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으로 이런 호칭을 써 봅니다. 그리고 교수 노동자님들께 말씀드립니다. 교수 노동조합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또 조합원이 되어 주십시오.

2018년 8월에 헌법재판소는 교수는 노동자라고 판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판단의 근거로 교수 역시 다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당연한 판단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수들 사이에는 교수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교수들은 대우도 좋고 사회적 지위도 높기 때문에 노동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교수들은 노동자라기보다는 사용자에 가깝습니다. 총장이나 보직 교수들은 교수들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사실 교수들을 관리하는 사용자 측에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출신 배경이 자본가에 속하는 교수들도 있으며 이런 분들은 자신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예외적인 교수들이 있다고 해서 교수들이 노동자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교수는 연구나 교육을 수행하는 대가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입니다. 대우가 상대적으로 좋은 종합대학의 정교수라고 해도 노동자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년보장을 받기 위해 죽어라고 업적을 내어야 하는 조교수, 부교수, 그리고 정년보장은 꿈도 못 꾸는 비정년 트랙 교수들, 심지어 시간강사 신분에 있는 교수들은 상식적인 의미의 노동자와 별다르지 않은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일반 노동자와 비교해서도 좋은 조건에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돈으로 따져도 대기업의 대졸 초임 사원 연봉보다 훨씬 못한 연봉 3~4천만 원인 교수들이 쌓이고 쌓여 있습니다. 시간강사 신분인 교수들은 연봉이 800만 원 정도라니까요. 더구나 교수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4년의 교육 과정을 거친 다음 6~8년 정도의 대학원 과정을 다시 거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수들에 대한 대우는 열악하기 그지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노동자가 아니라고요?

헌법재판소는 교수들이 노동자이기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동권을 교수들에게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위헌법률 여부를 따지는 법률이 교원노조법이었기 때문에 교원노조법에서 규정하는 교원의 단결권에 대학교수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결하였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는 노동자로서의 대학교수가 노동권을 가져 자신을 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노동권이란 다들 알다시피 노동자들이 서로 돕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단결권, 노동자들이 사용자를 상대로 노동조건을 따지는 단체교섭권,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투쟁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단체행동권을 말합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는 교수들이 노동권을 행사하여 자신을 구제하라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의 이름으로 교수 노동자에게 스스로 단결하여 권익을 지키는 노동조합을 조직하라고, 그 조합에 가입하여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교수들의 헌법적 권리라고 천명한 것입니다.

이제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것은 정당한 권리이기도 하지만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배반하는 행동이라는 점도 분명해졌습니다.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시장 원리를 옹호하는 경제학을 제창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애덤 스미스조차 노동자들은 자본가들보다 훨씬 불리한 처지에 있기 때문에 단결하여 임금을 올리려 한다고 말합니다(??국부론?? 중 ?노동임금에서에서). 스미스는 자본가들이 정부와 의회의 지원을 받으면서 그들의 이익을 지키려고 그들끼리 단합하지만, 노동자들은 그 자체의 속성 때문에, 그리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외부 세력으로 인하여 단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자본가의 편에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경제학자가 250년 전 노동자들이 자신을 구제하기 위해 단합한다고 말한 사실을 생각해 보면 똑똑하다는 교수들이 법률이 인정하는 노동조합을 지금까지 만들어보지도 못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지 않습니까?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국회는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게 2020년 3월까지 법을 개정하여야 합니다. 2019년 말 현재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는 어긋나게 교수들의 노동권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수 노동자들의 사용자인 정부나 사학법인들이 단합하여 정부 입법 주체인 고용노동부나 입법의 최종 권한을 갖는 국회에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 부분의 교수들은 교수 노동조합에 관심도 없지요. 이러니 맨날 당하는 것입니다.

교수 노동자님께 호소합니다. 우선 국회가 진행할 교원노조법 개정이 개악이 되지 않게 목소리를 내어 주십시오. 현재 국회는 사용자가 개입할 여지가 크게, 교수들의 노동권이 방해받기 쉽게 교원노조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교원노조법 개정안에 관심 갖고 살펴봐 주십시오. 발의한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주십시오.
 
지금부터라도 교수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 주십시오. 현재 한국에는 교수들의 노동권 제한이 헌법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합이 있고, 앞으로 국공립대 중심의 교수노동조합, 사립대학 중심의 교수노동조합, 그리고 교원총연합회가 추진하는 교수노동조합 등 여러 교수 노동조합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 노동조합을 면밀히 살펴보아 주십시오. 노동자로서의 교수를 위하여 어느 노동조합이 가장 나은 노동조합인지를 판단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조합원이 되어 주십시오. 노동자의 힘은 함께 하는 데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