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

성명서/보도자료

2020.4.1 교수 노동조합 합법화 원년 대학 공공성 투쟁 선포 기자회견문

작성일 : 2020-04-02
작성자 : kpu
조회 :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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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노동조합 합법화 원년대학 공공성 투쟁 선포 기자회견

(전국교수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서 제출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의 조합설립 신고에 맞추어)

 

코로나로 많은 생명이 위협받고 경제가 마비되면서 못가진자들의 생계가 막연해지고 있지만 기득권층의 일상은 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정치권력자들의 축제인 선거는 항상 그래왔듯 그들끼리의 이전투구의 장으로 별 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경제 불평등 체제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절대적 책임이 있는 대기업 집단은 겨우 시작한 주당 52시간 근로제를 유예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촉발하는 사업 재편 절차를 간소화시켜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소상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형마트 휴일 영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가진자들이 항상 그래왔듯이 위기는 기회라는 그들의 숨겨진 모토를 이 위기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가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들의 사정과 비교해볼 때 한국이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의료 체계가 부족하나마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체계로 인해 전국의 병·의원이 통합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의료 인력 역시 보건 행정 체제와 협력 관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물론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의 헌신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우리는 존경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이 상황에서 그에 부응하여 우리가 최소의 인원을 모아 우리의 요구를 주장하는 것은 대규모 전염병으로부터 한국 사회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 의료 공공성이듯이 위기의 한국 사회를 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공성이 필요함을 주장하기 위함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득권층에 맞서기 위해서는 위기의 순간에도 이 사회를 지키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가 있음을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교수들이 속한 대학에서 지켜내야 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공공성이고 대학 조직의 공공성이고 대학 운영의 공공성이다. 대학의 공공성을 살리고 지켜내는 의미 있는 길이 합법적 교수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2001년 설립한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지난 19년간 공공성을 지향하는 민주적인 대학 운영, 대학 자치와 학문의 자유를 구현하기 위한 진취적 대학 공동체 구축, 교권과 교수의 신분 보장을 통한 안정적인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 사회 민주화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 노동, 시민 사회 단체들과의 연대 사업을 줄기차게 추진하여 왔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한국 사회에는 대학 공공성의 중요성과 대학 민주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교수의 신분 보장 필요성 역시 대다수 대학 구성원들이 공유하게 되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미비로 인하여 전국교수노동조합은 교수의 신분 보장, 대학의 민주화, 사회공동체 건설을 위한 사회 구성원 간의 연대를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였다.

 

20188, 헌법재판소는 교수의 노동자성과 노동권에 근거한 교수 노동조합 조직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현행 교원노조법을 2020331일을 기한으로 개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지난 18년간의 싸워온 전국교수노동조합의 성과를 인정하는 결정이었다. 동시에 이 결정은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통하여 스스로를 구제하면서 교수 노동자들에게 부여된 학문적 사명과 사회적 사명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추구하여야 한다는 당위론의 천명이기도 하다.

 

이제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법률이 보장하는 합법적 권리가 되었다. 그러나 교수의 노동조합 활동은 교수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의 조직적 활동을 통하여 교수직 간의 불평등, 나락으로 떨어진 교수의 신분과 위상, 대학 내에 만연한 각종 비리, 대학의 비정상적 지배 구조, 대학 운영에 대한 사학 법인의 부당한 간섭 문제를 단체교섭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법적 지위를 보장받은 교수 노동조합은 대학 내의 문제뿐만 대학 밖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착취 구조,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 역시 다른 부문 노동조합 조직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하여 극복해 나갈 책임도 안게 되었다.

 

헌법재판소가 2020331일을 기한을 정하여 교수들의 노동조합을 법률로 합법화하라고 한 명령에 따라, 현행 노동조합법이나 교원노조법이 개정되거나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어야 하지만 오늘 현재 까지도 정상적인 교수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할 법률 개정 또는 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는 이루지 못하였기에 21대 국회는 이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국회의 직무 태만과는 별도로 현재 대학 교원들은 스스로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있고 오늘 여기에, 일찍이 조직되어 활동하여왔던 전국교수노동조합, 그리고 20191025일 창립한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전국교수노동조합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은 연대의 정신으로 고등교육 혁신의 길을 함께 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같이 섰다.

 

오늘 202041일은, 국회의 직무 유기로 인해 법률 개정이나 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도, 교수들의 노동조합이 합법성을 쟁취한 첫날이다. 2001년 헌법적 권리를 갖는 교수들의 노동조합으로 출범한 전국교수노동조합은 2015년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헌법재판소로부터 교수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교원노조법이 헌법에 반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오늘 이 시간 합법성 있는 노동조합이 되었다. 그리고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은 오늘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고용노동부가 접수하게 함으로써 합법적 교수 노동조합으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전국교수노동조합은 합법성을 부여받은 첫날을 맞아 단체교섭 당사자인 교육부장관에게 단체교섭요구서를 제출함으로써 본격적인 합법적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다.

 

교수 노동조합 합법화 원년 합법화 첫날인 202041일 오늘 이 뜻깊은 날에 우리 양대 교수 노동조합은 다음을 엄숙하게 선포한다.

 

하나, 우리 교수 노동조합은 대학 내의 각종 차별을 철폐하고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대학구조조정 정책을 저지하며 대학 행정·재정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감사기구 개혁을 통하여 비리 사학을 척결하고 민주적 대학 운영 체제를 확립할 것이다.

 

하나, 우리 교수 노동조합은 조합원인 우리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 노력에만 머물지 않고 이 사회의 민주화와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투쟁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이다.

 

하나, 우리 교수 노동조합은 비정년계열 교수를 포함한 모든 교수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나, 우리 교수 노동조합은 교수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신분 안정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 민주화 투쟁을 통해 지식 노동자의 역사적 소명과 책무성을 높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머리 숙인다.

 

 

202041일 교수 노동조합 합법화 원년 합법화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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