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

성명서/보도자료

사립학교법 폐지를 운운하기 전에 부패사학 척결부터 실행하라!

작성일 : 2009-07-14
작성자 : kpu
조회 : 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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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법 폐지를 운운하기 전에 부패사학 척결부터 실행하라!


─ 비리사학 고발 전국교수노동조합 연속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



정부종합청사 앞에 전국 각지의 대학교수들이 또다시 이렇게 모였다. 지금까지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자회견이나 일인시위 또는 농성 등을 위해 이 자리에 섰던 교육자들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들이 쓴 시간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간절히 바라고 노력했건만 우리나라 사립학교 교육현장의 현실은 여전히 시궁창과 같고 우리는 또 여기에 서 있다.



경북에 있는 경북과학대학은 지난 4년 동안 교과부 감사 두 번과 검찰수사 다섯 번, 세무조사 두 번을 받았다. 그 결과 무려 47건의 비리가 적발되어 학교 설립자와 학장 등은 사법 처리되고 수십억 원의 탈세추징금이 부과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학교를 바로잡기 위한 충정어린 내부고발자들을 비리책임자들이 징계해임하고, 그 해임 결정이 교과부 소청위에 의해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역깡패들을 동원하여 해당 교직원들의 학교출입을 막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



경남에 있는 창신대학에서는 2006년부터 2009년에 걸쳐서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추구하고 전횡을 감시하기 위해 구성된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 소속 교수들 9명 중 8명이 재임용탈락 · 징계파면되고 나머지 1명은 정직되었다. 이 기간 중 30여명의 재임용 대상자들 중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 소속 교수들만 탈락했으니,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보복해직이다. 이런 만행을 자행한 대학 설립자 겸 총장이라는 자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현재는 새로 드러난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남에 있는 대불대학교는 2005년 교육부 감사에서 190여억 원의 교비유용이 드러났다. 학교경영진의 부도덕으로 피폐화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5명에 대해 학교는 2006년부터 2009년에 걸쳐 징계해임과 재임용탈락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따위 일을 현재 저지르고 있는 이 학교 설립자와 그 추종자들은 교비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역시 전남에 있는 성화대학도 마찬가지다. 이 대학 이사회는 허위 이사회 개최는 물론이고 교비와 국가지원금을 횡령해 교과부로부터 해임된 이사장을 학장으로 세우기도 했다. 대학 설립자는 현재 교과부 지원금과 교비를 횡령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자신 소유 부동산을 증여로 가장하여 학교에 거액을 받고 팔기도 했다. 각종 공사비를 부풀려 교비를 횡령하거나 법인카드 사적 사용, 개인 소송비 교비 집행, 학교자산을 담보로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대출금을 교비로 갚는 등 셀 수도 없는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지방이 아닌 서울에 있는 학교들은 괜찮을까.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이사회의 행태도 가관이다. 작년에 재학생들의 집단제적 위기도 이사회의 불법 학사개입이 원인이었다. 교과부 감사결과로 내려진 이사승인취소와 불법적으로 해임했던 총장을 복귀시키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이 학교 이사회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교수단체 소속 교수 4명을 재임용탈락 · 해임시킨 뒤 소청위의 취소결정도 무시하고 용역을 동원해 교수의 학교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이렇게 비리와 교권탄압으로 얼룩진 개별 사학들의 사례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으며, 아마 쉬지 않고 계속하여 수십 일이 지나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며 과거 교육부의 감사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006년 교육부는 자체 감사인력에다 교육관련 시민단체가 추천한 외부 공인회계법인을 투입하여 무작위로 선정한 사립학교 65개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회계비리 703억 원, 징계 등 신분상 조치 1,212건, 형사고발 등 행정상 조치 216건이 적발되었다. 같은 시기에 실시된 국공립학교와의 적발 건수를 비교해 보면 비리금액과 징계대상자 수에서 각각 99:1 또는 91:9의 비율로 사립학교가 압도적이다.



이러한 사학비리의 누적액수를 보면 가히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2003년부터 2006년, 단 4년 동안의 사학비리 누적액수가 1,943억 원을 넘고 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의 회계부정 액수는 더욱 심해 2,017억 원을 넘는다. 결과적으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동안 교육부 감사에 적발된 사학비리 누적액수만 4,000억 원에 달하니 가히 천문학적인 비리 규모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이 종합감사만 따지자면 교육부가 매년 약 10개 전후의 사립대학만 조사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사학에 있어 비리란 보편적이고 미만(彌漫)한, 오히려 일상적인 일이라고 보는 것이 이성적이고 냉정한 결론이 될 것이다. 대개의 사립학교는 교육기관이라기보다는 비리의 복마전이고, 학교경영진은 교육자라기보다는 범죄집단이라고 국민들이 지탄하더라도 사학경영자들은 딱히 반박할 말이 없을 터이다. 그것이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교육자를 자임하거나 또는 교육기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져야 마땅할 태도이리라. 참여정부 시절 개정사립학교법이 한나라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 따른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파국적인 상황의 광정(匡正)을 요구하는 대학 구성원과 사회의 요구에 사학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앞의 여러 대학들에서 보다시피 재임용 탈락 · 징계 등 신분상 불이익을 가하여 비판의 입을 봉쇄하고, 사회적으로는 수구보수집단과 결탁하여 개정사립학교법을 다시 개악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한술 더 떠 아예 사립학교법을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 누구나 자기주장을 피력할 수는 있을 터이다. 그러나 최소한 사학경영자들은 사립학교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올바른 학생교육” 운운을 명분으로 걸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의 실증적인 자료로 비추어 볼 때 그것은 참으로 몰염치한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솔직하게 과거 “학교의 밀실운영”이 그리워서 못 견디겠다고 국민에게 호소하라. 국민이 그러한 호소에 동정하여 움직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민심은 천심인 법이니 우리가 어떡하겠는가.



그러나 우리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의 분명한 입장은, 사립학교법은 폐지가 아니라 처음 열린우리당에 의해 개정이 논의되던 수준으로까지 강화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대학자율화 정책’ 역시 강력한 사학비리 근절이 밑바탕에 있을 때만이 그나마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어 효율적인 운영을 하자는 것이지 ‘사학경영자의 방종’을 조장하자는 얘기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사학경영진이 과거 비리에 대한 자기반성은 도외시한 채 편법을 사용해 과거회귀를 기도하는 일이야말로 스스로가 구제불능이라는 판결문에 도장을 찍은 셈이다. 이렇게 사학경영자들의 후안무치가 자정(自淨)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그 감독관청인 교과부의 역할이 지대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말한 사학비리 사례들은 이미 교과부 감사에 의해 다수의 비리가 드러났고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으나, 도대체 어디 믿는 데가 있는지 그 명령을 따르지 않고 버틸 뿐만 아니라 한층 더 전횡을 일삼고 있으니 이것은 또 무슨 조화인가. 교과부가 비리사학들과 유착되어 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부패사학 척결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2009년 7월 13일



전국교수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