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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17 10:07
철도노조 파업지지 교수학술4단체 기자회견
 글쓴이 : 교수노조 (175.♡.5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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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술4단체 기자회견문>
박근혜정부는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철도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대한 탄압을
      중단 하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여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박근혜정부가 철도민영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하 민영화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후보는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라고 공약한 바 있다. 2013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우리는 2013년이 가히 박근혜정부의 ‘공약파기의 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임을 확인하게 된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후퇴는 물론이고 ‘기초 노령연금’ 등 복지공약의 축소도 잇달았다. 이제 '철도민영화' 추진중단 공약도 폐기하고 있다. 잇따른 대선 공약의 후퇴 혹은 폐기는 이미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고 있다. 박근혜 ‘집권 1년차’가 이제 약속 파기에 대한 실망과 희망 없는 세상에 대한 절망의 해로 마감하려 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이른바 ‘철도산업발전방안’은 수서 KTX 분할을 시작으로 지방노선과 광역노선에 대한 민간참여를 통해 전 철도노선을 민영화하는 1단계를 거쳐, 이어서 차량 정비분야와 선로 유지보수업무에 대해서도 2017년까지 단계적인 분할을 시행하는 2단계로 진행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철도 민영화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철도산업 ‘발전’방안이란 미명하에 추진하려는 철도민영화 계획의 첫 번째 조처인 '수서발 KTX’ 자회사 발족이 지난 10일 코레일 임시이사회에서 사회적 협의나 숙고도 없이 졸속으로 의결되었다. 이에 교수학술4단체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주장한다.
 
첫째, 정부는 수서발 KTX 자회사 수립이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의 여러 변명들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서발 KTX 분할 주식회사 설립결정은 민영화로 가는 첫 조치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새로운 수서발 KTX 주식회사가 "철도공사 지분이 41%, 연기금 등 공적 자금 59%“로 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실 이 지분 구성도 노조의 비판이 있기까지는 철도공사 지분 30%, 연기금 등 공적 자금 70%였다). 하지만 철도 자회사의 분할로 코레일은 정부나 국회의 통제 없이 언제든지 이를 매각할 수 있게 되기에, 이는 다음 단계의 전면적인 민영화, 아니 사유화를 위한 문을 열어두는 것과 다름없다. 이 점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우려되는 가장 큰 이유다.
 
둘째, 우리는 철도 민영화가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이익을 최고의 목표로 하는 민영화 기업은 당연히 돈이 되지 않는 벽지 적자노선을 점차 폐지해갈 것이다. 지역노선에 대한 교차지원이 중단되어, 현재도 공익서비스비용(PSO) 보상대상 지역 노선인 경북, 영동, 정선, 태백, 동해남부, 진해, 대구, 경전선 등 8개 노선이 우선 폐지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나마도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적게 받는 벽지 주민들의 불편을 악화시켜 가게 될 것이다. 나아가 철도민영화는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민영화된 수서KTX는 최고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고, 점차 현행 요금을 인상하는 경로를 밟을 것이다. 더구나 수서발 KTX는 선로의 80% 이상을 코레일에 의존하며 그 상태에서 ‘땅집고 헤엄치듯이’ 흑자를 내게 될 것이며, 반면 코레일은 민영화기업과의 시장 경쟁속에서 적자에 허덕일 것이고, 그 결과 노동조건의 악화, 비정규직화, 요금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나아가 철도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기까지 할 것이다.
 
셋째, 우리가 이번 사태에서 특히 우려하는 것은 박근혜정부가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강경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요원을 배치하고 철도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파업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불편’을 침소봉대하여 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중 핵심인 파업권은 당연히 불편함을 초래할 수 밖에 없으며 불편해야만 의미있는 권리라고 본다. 이른바 민주사회라는 곳에서 ‘시민의 불편’을 이유로 정당한 파업을 매도하고 강경탄압하는 오랜 관행을 박근혜정부가 답습하는 것에 경악하게 된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노조 파업 이후 보여준 초강경조치는 박근혜정부가 얼마나 반(反)노조적인 정부인가를 보여준다. 정부는 파업 첫날인 9일 4,356명을 직위해제하고 10일에 1,585명을 직위해제하였으며 12월 16일 현재 직위해제 노동자의 수는 8천명을 넘어섰다. 나아가 노조 관계자 194명을 고소·고발하였다. 이는 2009년 철도노조의 8일 파업당시 이명박 정부가 취하던 강경대응과 비교해서도 ‘초강경대응’이자 파업을 애초에 무력화시키는 야만적인 탄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민영화정부일 뿐만 아니라 반(反)노조정부라는 오명을 누리고자 하는가.
 
넷째, 우리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으로 시작되는 철도민영화와 지난달 프랑스 방문에서 박근혜대통령이 졸속으로 약속한 정부조달시장 개방이 맞물리면서, 향후 외국자본이 한국의 공공운송 및 조달영역에서 큰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을 우려한다. 박근혜정부는 이미 지난 11월 4일 프랑스에서 기업인을 대상으로 해서 조달시장 개방을 공언하였고, 국내에 돌아와 국회의 동의도 받지 않고, 지난 달 1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후 시행단계로 가려하고 있다. 재벌과 초국적 자본에게 정부조달시장을 개방하려는 이러한 조치는 철도민영화와 결합되면서 공공서비스 분야의 조달영역에서도 외국자본의 지배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리는 우려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이러한 무모한 민영화 추진이, 박근혜정부와 경제관료들의 신자유주의 만능주의적 사고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경쟁의 논리와 시장제일주의의 원칙하에 모든 공적 기업을 민영화하고 재정적자라는 이름으로 공공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을 만능으로 생각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 말이다. 우리는 박근혜정부가 모방하고자 하는 영국의 대처 수상 하에 시행된 철도민영화가 어떤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2002년 철도민영화를 다시 역전시키는 정책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 기억한다. 또 우리는 1987년 국철(國鐵)의 재정적자를 이유로 시행된 일본의 전면적인 분할민영화가 역으로 일본 동경의 수송 연결시스템의 난맥상과 시민의 불편, 요금 인상, 천 여 명이 넘는 근로자 해고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음도 잘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신자유주의 만능주의적 사고는 이제 그 엄청난 부작용으로 변화와 보완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적 기조가 반성과 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시점에서, 왜 박근혜정부만이 유독 시장만능주의적인 민영화 정책에 집착하는지 묻고 싶다. 정녕 박근혜정부는 국민들의 과반수가 원하지 않고 철도노동자들이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며 파업으로 저지하려는 철도민영화를 추구하여 한국사회에 두고두고 크나큰 재앙을 초래하려는가.
 
다시 한 번 말한다. 철도는 단지 시장에서 내놓고 수익을 따질 대상만이 아니며 공공서비스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이다. 우리는 한국이 공공서비스에서 결코 서구나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그런 ‘공공서비스 평등국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를 위해 우리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함께 싸워가고자 한다.
 
이에 우리 교수단체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 철도산업발전방안’의 일방추진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설치하여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 철도민영화와 철도시장 해외개방 정책을 폐기하라!
- 철도파업은 공공재인 철도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사회적 파업이다.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무더기 직위해제를 철회하고, 노동자의 파업권에 대한 강경탄압일변도의 정책기조를 전환하라!
- 국회 내에 철도산업 논의를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와 공안기구는 물러서라!
 
  2013년 12월 16일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교수학술4단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