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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26 11:14
성명서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글쓴이 : 교수노조 (175.♡.5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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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5대학구조조정반대성명(1차중간발표).hwp (32.5K) [0] DATE : 2014-03-26 11:14:53
성 명: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지난 1월 28일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이어서 이와 연계된 지방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 계획(이하 ‘구조조정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그 동안 대학이 구조조정 무풍지대였고 그래서 위로부터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여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는데, 이는 이미 지난 10여 년 동안 경쟁 논리에 따라 진행되어 왔고 최근 더욱 가속되고 있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다. 이번에 교육부가 특성화 지원을 미끼로 강행하려 하는 대학구조조정은 자율적으로 진행되어 온 구조조정을 도리어 지연시키고, 일부 부실 대학을 온존시키거나 지방 대학의 황폐화와 대학 양극화를 초래함으로써, 대학 경쟁력을 도리어 약화시킬 것이다.

이번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학부 교육의 특성화 지원과 연계되어 있다. 즉 대학 입학 정원을 자발적으로 감축할 뿐만 아니라 학부 교육을 특정 분야로 집중하고 관련 학과를 통폐합하는 특성화를 수행해야만 재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교육부의 특성화 정책은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우리 대학으로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학부 중심 대학-특성화 대학’으로 구성되는 대학교육 체계를 고려할 때, 지역 거점 국립대학의 경우, 학부 중심 대학으로 학부 교육은 특성화가 아니라 전반적 교양 교육과 일반적 전공 교육을 중심으로 종합적 균형적으로 구성하고, 특성화는 대학원 교육과 연구에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교육부의 특성화 정책은 지방 거점 국립대학에게도 학부 교육의 특성화를 강제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주어진 고유한 역할과 위상에 무지한 조치로서 결국 전체 대학교육 체계를 파괴하고 기형화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교육부는 또 우리 대학과 같은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대해서까지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불응시 각종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데, 이는 대학 교육의 글로벌스탠다드와도 상충되는 것이다. 실제로 OECD 나라들의 대학 교육에서 공교육 즉 국립대학의 비중은 미국, 유럽 등의 경우 대부분 70-80% 수준인 데 비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중이 겨우 20% 정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정부가 할 일은 국립대학 지원 확대를 포함해서 대학에서 공교육 비중을 대폭 높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또 이번 구조조정 정책을 통해 대학을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미흡” 등 5개 등급으로 등급화하고 이를 입학정원 감축 및 재정지원과 연계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부의 대학 등급화 시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의 하나인 ‘SKY 대학’을 정점을 한 대학서열화 구조를 개선하기는커녕 도리어 기정사실로 승인하고 더 나아가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대학 차별과 ‘낙인찍기’를 법제화함으로써 하위등급 대학 구성원의 학습과 교육 및 연구 인센티브를 저하시켜 결국 전체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지난 2월 각 대학에 3월말까지 총장 선임제도에서 “총장직선제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예컨대 의견조사 등)를 각 대학의 규정과 시행세칙에서 남김없이 삭제해야만 하며 그렇게 해야만 이번 지방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이는 교육부가 특성화 지원을 미끼로 대학거버넌스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넌센스이다. 도대체 대학 특성화와 총장 선임제도 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대학 거버넌스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대학 거버넌스가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율적일수록, 또 다양하고 개방적일수록 대학 경쟁력이 제고됨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전에, 교육부의 처사는 “법에 허용된 행위를 이유로 한 불이익 부과 금지”라는 초보적 법원칙마저 짓밟는 반민주적, 반법치적 폭거이다. 특성화 지원을 미끼로 한 교육부의 총장직선제 말살 기도는 대학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시대착오적인 획일주의적 관료적 발상이며 대학 경쟁력 강화도 저해하는 몰상식한 조치로서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 1997년 금융위기 당시 IMF가 구조조정정책 수행을 조건으로 제공했던 구제금융이 도리어 한국사회의 저성장과 양극화 구조를 고착시킨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도 소수 교육부 관료들의 권력지대 추구행위를 조장하고(그럴 의도마저 심히 의심된다!) 대학 교육의 전체적 체계를 파괴하고 대학의 양극화와 차별화를 극단적으로 심화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전체 대학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며, 결국 대학 경쟁력 강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요소로 하는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도 중대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교육부가 대학 사회의 현실과 의사를 무시하고 강행하려 하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비롯한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즉각 전면 중단 백지화하고, 국립대학 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대학 공교육 확대에 앞장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4년 3월 25일

교육부의 시대착오적, 일방강압적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경상대학교 교수 일동

참여 교수 명단(2014. 3. 24. 20:52 1차 취합, 직책 생략, 무순):

장상환(경제학과), 장민원(지역환경기반공학과), 유찬석(생물산업기계공학과), 김남길(해양생명과학과), 강은태(나노신소재공학부), 황세운(지역환경기반공학과), 정우식(생화학과), 박기수(의학전문대학원), 허재창(국제통상학과), 김의동(국제통상학과), 이선홍(수학과), 박봉욱(의학전문대학원), 한관희(산업시스템공학부), 박균열(윤리교육과), 윤석주(물리교육과), 홍상우(러시아학과), 김의경(산림환경자원학과), 안동준(국어교육과), 김대군(윤리교육과), 배은영(약학과), 조우영(일반사회교육과), 김종훈(윤리교육과 강사), 이시원(행정학과), 최태룡(사회학과), 엄순영(법학과), 곽상진(법학과), 최상한(행정학과), 정진상(사회학과), 김영석(일반사회교육과), 황갑진(일반사회교육과), 채혜연(음악교육과), 정성진(경제학과), 김진은(화학과), 송기호(경제학과), 남궁술(법학과), 김준형(역사교육과), 권오현(역사교육과), 김장락(의학전문대학원), 박재흥(사회학과), 송도선(교육학과), 조명제(의학전문대학원), 배명환(기계공학부), 전상곤(식품자원경제학과), 이동훈(의학전문대학원), 이신용(사회복지학과), 백좌흠(법학과), 차영길(역사교육과), 김기진(법학과), 이상 48명.

교육부의 시대착오적, 일방강압적 대학구조조정 반대 및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 백지화 요구 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