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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11 11:40
[한겨레]교수 70여명 “국정원 개혁, 내란음모 수사에 묻혀선 안돼”
 글쓴이 : 교수노조 (211.♡.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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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01549.html [493]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교수·연구자 시국대회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에서 시국선언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개입과 민간인 사찰, 그리고 공작정치를 할 수 없도록 근본적인 개혁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정원 앞에 모여 시국대회
정치개입·여론조작 등 규탄

보수단체 회원들 맞불 집회
“종북세력 척결을”…욕설도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연구자들의 모임인 ‘교수연구자네트워크’ 소속 교수들이 국정원 앞에 모여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수사와 무관하게 국정원의 대선 여론조작 진실 규명과 국정원 개혁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 단체 소속 교수 70여명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 헌인릉에서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교수·연구자 시국대회’를 열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했다. 교수연구자네트워크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등의 교수단체를 포함해 전국 70여개 대학 2000여명이 함께하고 있다.

시국대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먼저 국정원이 대선 여론조작 문제로 궁지에 몰리자 이를 뒤집으려는 의도에서 내란음모 수사를 공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교협 상임의장인 백도명 서울대 교수(환경보건학과)는 개회사에서 “국정조사가 끝나고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다. ‘이렇게 묻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교수들의 모임을 가져왔다”며 “그런데 이번엔 내란음모 사건이 터졌다. 30여년 만에 ‘내란음모’라는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국정원 사건이 묻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불거져 오늘 행사를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의 내용과 별개로 (내란음모 혐의가) 문제된 시기를 보면 정략적이고 음모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내란음모 수사와 별개로 국정원 개혁 작업이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의 불의한 통치자들이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면 지금은 진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속이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노력해도 안 된다는 패배주의에 젖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더 자주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섭 울산대 교수(경제학과)는 “생각보다 많은 교수들이 모였다. 그만큼 교수들이 이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는 것을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명칭 변경 등 근본적 개혁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중앙정보부가 국가안전기획부가 됐고, 안기부가 국정원이 됐다. 그러므로 지금 ‘국정원을 개혁하라’고 하면 안 된다. 일단 해체하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당성 없는 권력자가 있는 것이 무법이다. 정당성 있는 대통령을 나의 대통령으로 모시고 싶다”고 주장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매번 촛불집회에서 사과를 하고 다닌다. 언론의 행태가 심각하다”며 “언론과 국정원은 개혁 대상이 아니라 혁파 대상이라고 본다. 언론은 언론답게, 국가정보기관은 국가정보기관답게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들은 시국대회를 마친 뒤 ‘난장 학술대회’를 열어 국정원 사건의 문제점과 교수들의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는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시국대회 장소에서 100여m 떨어진 헌인릉 주차장 쪽 인도에 20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국정원 수사팀은 더욱 분발하여 종북좌파세력 일망타진하자’ 등의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회원들은 음향 장비의 소리를 크게 높여 시국대회에 참석한 교수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통합진보당을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