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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1-21 12:51
강의전담교수제의 악용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글쓴이 : 교수노조 (218.♡.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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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전담교수제의 악용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홍성학 교권실장(1월 21일)

지난 1월 10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부장판사 정종관)는 강의전담교수는 고등교육법상 대학 전임교원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판결을 하였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안태성 교수는 전임 조교수로 근무하다 2005년부터 2년 계약의 강의전담교수로 강의를 하였으나 대학측이 전임교원으로 관할청에 보고 하였음을 2007년 2월 계약만료 시점에 알게 되어 강의전담교원으로의 재계약을 거부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측은 안태성 교수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여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안 교수는 이후 ‘전임교원이 아닌 강의전담교수로의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며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교원소청위)에 ‘해직처분무효확인청구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교원소청위는 심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각하결정을 내렸다.

각하라는 애매한 결정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교원소청위의 ‘해직처분무효확인청구각하’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지난 1월 10일 재판부로부터 ‘해직처분무효확인청구각하취소’ 청구취지가 받아들여져 해직이 무효임을 확인 받았다. 2005년부터 강의전담교원으로 계약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재판부가 파악한 것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 따르면 대학 교원은 ‘총장 및 학장 외에 교수 ․ 부교수 ․ 조교수 및 전임강사로 구분한다’로 되어 있을뿐 강의전담교수라는 명칭은 들어있지 않다. 재판부도 판결문에서 “고등교육기관에서 강의만을 전담하는 교원은 현행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어 헌법 제31조에서 표방하는 교원지위법정주의에 위배되며 안씨에 대한 해직 처분은 재임용 거부처분으로 볼 수 있어 소청심사 청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근거가 없는 강의전담교수제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대학에서 도입을 하고 있고 악용되고 있기도 하다.

강의전담교수제의 출발을 보면 교수로 하여금 강의만을 전담하게 하여 학생들에게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시간강사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대전의 ㄷ 대학의 경우 2001년 시간강사를 공개모집하고 시간강사들이 학기 중에만 임용됨으로써 방학기간 생계 유지가 곤란해지는 점을 감안하여 연구와는 별도로 강의만을 전담하는 연단위 계약직인 강의전담교수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임교원을 비전임 강의전담교수로 전락시키는데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측은 전임 교수에 비해 낮은 보수를 지급하면서 해고와 고용을 쉽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충청북도 ㅈ 대학의 경우 2006년 ‘학과폐지에 따른 직권면직’을 단행하고 해당 교수들에게 1년 계약에 기존 급여의 80%를 지급하는 강의전담교수제를 제시하였다. 일부 교수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여 ‘직권면직처분무효’결정을 받은 바 있다. 청강문화산업대의 경우처럼 전임 교원을 강의전담교수로 전환시키고 실제 재직증명서상에는 전임교원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강의전담교수제를 도입하여 보수를 줄인다고 하여 얼마나 재정상 도움이 될 것인가는 의문이다. 충북 ㅈ 대학의 경우처럼 3, 4명의 교수를 강의전담교수제로 전환하여 급여를 20% 줄여봤자 대학 재정에 기여하기는 커녕, 오히려 교수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학생지도 방치 등 무형의 손실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은 뻔한 일이다. 교수신분이 불안해지면 학습권 역시 침해받기 마련인데, 인사문제를 너무 싶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의 지위는 법으로 정하여 보장한다’는 헌법 제31조의 교원지위법정주의는 교원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기회에 고등교육기관을 관리 ∙ 감독하는 관할청은 이러한 실태를 파악하고 낮은 인건비로 교원확보율을 높이려고 하는 대학을 비롯하여 강의전담교수제를 악용하고 있는 대학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전임교원 신분 교수들은 대학측이 강의전담교수제를 제시할 때 고등교육법상 근거가 없는 비전임교원임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일단 수용하면 전임교원으로서의 지위는 상실되고 법률적으로 다투어 다시 회복할 수 없음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