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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4-25 10:26
[칼럼/김철홍 국공립대위원장] 누구를 위한 '한미FTA'인가?
 글쓴이 : 교수노조 (218.♡.107.101)
조회 : 10,371   추천 : 0   비추천 : 0  

시론-누구를 위한 '한미FTA' 인가?

김철홍 교수(인천일보 / 07년 4월 4일)

최근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는 단연 한미FTA이다. 많은 전문가들에 의한 득실의 논쟁이 뜨겁다.

FTA의 문제는 자동차가 이익보고 농산물이 손해보고 하는 단순한 손익계산서의 개념이 아닌 우리경제가 과연 이러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분석, 그리고 일부 이익이 있다면 그 수혜자가 누구인지, 피해자는 누구인지를 따져야 할 것이다. 자동차와 일부 제조업의 이익은 몇몇 대기업이 독식할 것이고, 중소기업은 그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여전히 허덕여야 할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도 식량주권을 지키고 우리들의 안전한 식탁을 보장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농민들은 이제 삶의 기반마저 내어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유전자 변형된 농산물과 미친 소고기를 먹으며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한미FTA는 이미 무방비로 개방되고, 알짜배기 기업은 모두 외국자본에 내어주고, 거덜 난 한국시장의 안남은 분야마저 자기들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겠다는 미국을 위한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이 아니라, 우리의 국민경제와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공정거래협정(Fair Trade Agreement)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미 FTA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한 면은 미국에 의한 자국의 시스템과 표준의 강제이다. 표준이란 일견 합리적이고 통일되어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같지만, 그 본질은 소수에 의한 획일화된 통제이다. 표준은 양날의 칼이다. 나의 표준이 적용되면 내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며, 남의 표준이 강제되면 족쇄를 차는 것이다. 우리가 세계에 내밀만한 표준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일부에서는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다고 주장하며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위해 규제를 풀고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의 대부분이 고용을 유발하는 시설과 제조업의 투자가 아닌 투기자본임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FTA는 미국의 자유(Free)가 아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공정한(Fair) 게임의 룰이 되어야 한다. 공정한 게임의 룰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양쪽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공멸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플라이급도 되지 않는 우리 경제가 과연 무제한급인 미국과 자유롭게 경쟁 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세계시장과 개방화 시대에 자유무역은 대세이며 우리도 언제까지 국내시장에 안주할 수 없다며 개방의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우리경제가 FTA의 파도를 이겨낼 힘이 있는가?

부동산투기, 벤처와 IT의 환상보다는 중소기업과 기초산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 그리고 지역경제의 내실화를 통하여 우리경제의 체질개선과 힘을 길러야 한다. 이렇듯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국가이익의 관철을 위해 앞장서 싸우기 보다는 대세론과 상황논리가 항상 힘을 얻는 것이 우리사회다.

최근 한미FTA 문제를 보면서 10년 전 IMF사태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 같아 안타깝다. IMF사태의 근본원인이 우리경제의 비정상적 구조와 경쟁력의 부재였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알짜배기 기업은 외국자본에 거저 내어주고, 은행 빚은 공적자금으로 국민이 부담하고,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기업주는 더 잘 살고 있는 것이 우리사회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한미FTA인가? 대통령도, 일부 대기업도, 곡학아세의 일부 전문가들도 아닌 묵묵히 일하는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의 삶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철홍 인천대 교수 · 건강한 노동세상 대표,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